전남 목포 남악신도시는 작년 한 해 대형 유통점 설립으로 중소상인들이 몸살을 앓았다. 지역 상인과 갈등이 많았지만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은 올 초 예정대로 오픈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수스 목포 남악점 서나애(48) 사장은 “롯데마트와 아울렛, 홈플러스까지 대형 유통기업이 남악에 들어오면서 주변 상가가 다 죽었다”고 말한다. 숲(SOUP) 쉬즈미스(SHESMISS) 같이 고정고객이 많은 브랜드들도 버티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한다.
경기가 안 좋아도 반드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곳은 따로 있다. 수스 남악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곳은 주변 경기 변화에 아랑곳 없이 3년째 꾸준히 매출을 늘리며 지역에서 사랑 받는 간판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생존 비법은 대단한 것에 있지 않다. 기본에 충실한 고객 응대가 활로를 틔워줬다. 서 사장은 “처음 오는 손님도 편안하면서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옷을 살 수 있게 최대한 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장사하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매달 달력에 당월 목표를 적어 둔다고 한다. 6월 달력에는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문구가 적혀 있다. 서 사장은 “평범한 말이지만 그래서 더욱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초지일관’ ‘무에서 유를 창조하자’ 같은 평소에 지나치기 쉬운 말들도 항상 메모리 해두고 리마인딩 한다.남악점은 신도시 특성상 직장인이 많다. 2005년 전남도청이 입주한 이래 전남교육청, 전남지방경찰청 목포지원,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등 공공기관이 빼곡히 입주해 있다. 옥암지구를 합쳐 1만9000세대, 약 6만2000여명의 주거단지를 배후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티셔츠 같은 단품보다는 블라우스나 자켓, 바지 등 품목이 잘 팔린다. 연령층은 20대부터 40대 후반까지 골고루 있다. 서 사장은 “요즘에는 나이가 많아도 젊게 입는 추세라 주부라고 옷 입는 스타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잘 팔리는 가격대는 3만9000~5만9000원 사이.
■ 서나애 사장
“나의 꿈은 여성 최고 경영자”
서 사장과의 대화는 지루할 틈이 없다.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솔’ 톤을 항상 유지하며 상대방에게 에너지를 전달한다. 그는 남처럼 평범한 직장을 다니다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어 장사를 배웠다고 한다. 고객이 옷을 사건 안 사건, 밝게 웃으며 “또 오세요”할 수 있는 점원은 그리 많지 않다. “다른 (의류) 매장에서 옷을 사도 우리 아내처럼 하는 사람이 없더라.” 아내를 존경한다는 공무원 남편이 하는 말이란다.이런 서 사장을 눈 여겨 본 곳이 수스를 전개하는 렙쇼메이였다. 렙쇼메이는 3년 전 롯데마트 목포점에서 모 의류 브랜드 중간관리를 맡던 서 사장을 ‘스카웃’ 해 무너져가는 상권을 살려냈다. 서 사장은 아직도 여성 최고 경영자의 꿈을 꾸고 있다. “고객에게 옷만 팔아서는 안 된다. 진심 어린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 가치다.” 올바른 가치와 무형의 헤리티지가 왜 중요한지 알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