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주인 맞은 ‘에스콰이아·엘칸토·무크’ 부활가 부르나 - 제2의 진화 앞세워 ‘제화 명가’ 자존심 되찾자

앞다퉈 ‘상품 토탈화·2030 확장·온라인 공략’ 강화

2018-07-31     정정숙 기자
제화명가 에스콰이아, 엘칸토, 무크가 부활하고 있다. 경기침체와 경영악화로 무너지고 새주인 품에 안긴 세 브랜드가 옛 명성을 되찾을지가 큰 관심사다. 특히 남성슈즈 시장에 새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예고한다.1960년대 전후 구두 브랜드가 등장했다. 1990년대 여성 고객 중심 살롱화가 확산되기 전까지 남성 구두가 전성기를 누렸다. 80~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제화업체가 새 주인 품에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이 기업들은 기업 내 문화를 바꾸고 기본에 충실하자는 전략으로 제품 퀄리티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4050대 충성고객 뿐만 아니라 2030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본지는 제2의 진화를 맞이한 에스콰이아, 엘칸토, 무크를 재조명한다. 이들은 제화 전통에 기반한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남성 구두 새 단장을 비롯해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을 늘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토탈화로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방 등 패션잡화를 런칭하며 젊은 고객층 확보에 나서고 있다.

■ 엘칸토, 60년 품질·이랜드 유통소싱력 ‘시너지’
이랜드가 전개하는 엘칸토는 지난해 인수 5년 만에 세 배인 55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대비 20% 이상 고성장했다. 1~2월보다는 3~4월이 급성장세를 보였다. 엘칸토는 올 1월 브랜딩 능력을 인정받은 이혁주 대표가 수장을 맡았다. 그는 “슈즈도 의류와 비즈니스는 똑같다. 요즘은 트렌드에 맞는 제품 생산과 스팟 제품을 반응 생산해 재고 수량을 조절하고 있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고객 구매 횟수를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엘칸토가 이랜드 그룹에 인수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가성비 상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60년 역사를 지닌 엘칸토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랜드 유통과 소싱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엘칸토는 한국인 발에 맞는 라스트를 개발해 국내외 생산공장에서 생산한다. 타브랜드에 비해 30% 저렴한 가격과 고객 니즈에 맞는 마케팅이 고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경량화와 캐주얼 트렌드에 맞춘 슬립온 제품을 가성비있게 내놓은 것이 적중했다. 지난해 남성 베이직 드레스 슈즈는 1만1000여족을 판매해 10억3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4월까지는 6억3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여자 데일리스니커즈 상품도 올해 4월까지 매출 3억원을 기록했다. 이 제품들은 편안한 공법을 적용한 신발이다. 가격, 디자인 소재 3가지를 충족시켜 고객을 사로잡았다.최근에는 여름 휴가시즌을 맞이해 선보인 여름 샌들은 출시 한 달 만에 초기 생산 물량 대비 70%가 판매됐다. 합리적인 가격과 데일리룩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깔끔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성 샌들은 출시 50일 만에 누적 판매율 90%를 기록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여성 인기 스타일 상품은 초기 물량의 80%에 해당하는 수량을 리오더 할 만큼 인기가 좋다”며 “고객 문의가 이어져 현재까지 매장 내 인기 상품으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엘칸토는 온라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온라인 매출은 전체의 10~15%를 차지하며 성장 중이다. 지난 3월 런칭한 인텐스바이 엘칸토는 신발 뿐만 아니라 가방, 지갑을 선보이며 온라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형지에스콰이아, 기술접목 편한 신발 주력
에스콰이아는 형지그룹 품에 안긴지 2년이 넘었다. 기업문화 혁신, 품질과 디자인을 강화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9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 상반기는 기능성 슈즈에 집중해 패션업계 불황 속에서도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하반기는 기능성 슈즈에 트렌디함까지 담아 고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재무통인 강수호 대표 체제로 변신하고 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 다각화와 이익률 개선에 나섰다. 최근에는 임후정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영입돼 상품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에스콰이아는 56년 장인 정신과 기술력을 상품에 접목하고 있다. ‘기술로 걷다’와 ‘편하게 신어라’는 컨셉으로 고객 니즈와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 “고객들에게 구두를 비롯한 패션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어져야 한다”는 최병오 회장 철학이 반영돼 편한 구두를 선보이는데 주력한다.

에스콰이아는 지난해 발뒤꿈치가 자동으로 복원되는 E-리턴 구두를 선보였고 올해 E-밸런스 구두를 출시하며 기능성 라인 전체인 E테크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남성들이 쾌적한 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고어텍스 서라운드 남성화’를 선보였다. E-밸런스는 특허 등록된 중창을 사용해 걸을 때 몸 균형을 잡아준다. 또 몸 중심을 발 안쪽으로 모아 11자 보행이 가능하도록 해 자세를 교정해 준다. 에스콰이아 고어텍스 서라운드 남성화는 내피와 밑창은 물론 구두 전체에 고어텍스 멤브레인 원단을 적용한 ‘고어텍스 서라운드’ 기능을 탑재했다. 방수와 투습을 강화해 장마철이나 더운 여름에도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에스콰이아는 주 고객기반인 4050 세대 뿐만 아니라 2030 세대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배우 박서준과 지소연을 에스콰이아 모델로 발탁해 구두 기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엔알 라피사르디(NR RAPISARDI)’의 친환경 소재 신발 라인을 수입했다. 앞으로 다양한 유럽 브랜드 수입을 전개할 계획이다.

■ 무크, 오리지널리티·현대적감성·가성비 발휘
올해 피혁업체인 은진인터내셔날이 인수한 ‘무크’는 ‘언제나 무크(EVER MOOK)’를 지향한다. 1992년부터 소비자와 함께 해온 무크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사랑받았다. 격식과 실용성, 스타일과 편안함을 갖춘 모든 것이 필요한 도시남녀를 위한 심플함을 출발점으로 한다.

우선 엠케이 에프앤씨로 회사명을 바꾸고 올해 제품 제작 단계를 비롯한 회사 구조와 유통 채널까지 슬립화했다. 제품은 심플 앤 라이트(Simple & Light) 컨셉을 강조해 재정비한다. 무크는 초창기 오리지널리티를 살리고 현대적 무드를 더한 가성비에 매진한다. 심플하게 산다는 브랜드 철학을 제품에 녹인다. 기본 베이직 라인인 블랙과 화이트 스타일을 강조한다. 미니멀한 디자인과 가벼운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무크는 좋은 품질 가죽과 부자재를 써 제품 원가는 높이고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를 유지할 예정이다. 기본을 놓치지 말자는 슬로건 아래 디자인과 퀄리티를 높인다. 오미순 무크 CM전략실 이사는 “원자재인 가죽을 공급하는 대표 기업인 엠케이 에프앤씨가 가진 역량으로 제품에 가성비를 더한다”며 “합성피혁이었던 내피는 돈피로 바뀌고 저렴한 부품도 질 좋은 소재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싼 소재를 써 싸게 내놓은 제품은 싼 제품이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 저렴하게 잘 만드는 것이 좋은 제품”이라며 “가성비 높은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크는 아울렛이 메인 유통이다. 현재 백화점(13개)과 아울렛(70개점) 등 총 83여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아울렛이 백화점보다 효율이 큰 만큼 성장 호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며 이 회사 효율경영 방침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백화점 매장은 고급화로 차별화한다. 지난 4월 무크스포츠를 런칭해 백화점에서 전개하고 있다. 무크스포츠는 무크 감성을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풀었다. 레저와 액티브 활동을 비롯한 비즈니스, 시티라이프에 최적화된 상품이다.오미순 이사는 “아울렛 유통수가 많은 만큼 고객은 저렴한 가격으로 무크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브랜드 로고도 통일해 브랜드 아이텐티티를 강화했다. 백화점과 아울렛 유통 채널에 따라 여러 가지였던 로고는 소문자 무크(mook) 로고로 통일했다. 또 고객층 확보에 집중한다. 뉴포멀 잡화 브랜드인 무크는 40~60대 고정고객이 60%에 달한다. 고정고객 혜택은 늘리고 디자인은 강화해 젊은 2030대까지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올해 고객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톱3에 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온라인 시장 선점에 매진하고 있다. 무크는 온라인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는 무크를 활성화하기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6개월이 지난 현재 무크 온라인몰을 찾는 2030세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무크는 자사몰을 통해 유통 과정을 단순화했다.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절감한 비용 혜택은 고객과 공유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여갈 예정이다. 무크는 지난해 360억원에서 올해 470억원 목표를 잡았다. 상반기 아울렛 유통과 온라인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