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숫자에 현혹되지 마라

2018-09-01     조동석 기자

2017년 패션업계는 ‘인스타그램’ 등 SNS상에서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을 통한 제품 문의가 급증하고 판매까지 이어지는 등 막강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인플루언서의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영향력은 날로 커져가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 마케팅 에이전시 미디어킥스가 인스타그램 마케팅의 이면을 드러낸 실험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끈다. 미디어킥스는 실험을 위해 두 개의 가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하나는 패션을 소개하는 계정, 다른 하나는 여행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었다. 첫 번째 계정을 위해 미디어킥스는 모델을 고용해 업로드할 사진을 하루 만에 모두 촬영했다. 두 번째 계정은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다운받은 풍경 이미지를 준비했다.

미디어킥스는 두 가짜 계정에 사진을 올릴 때마다 팔로워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하루 약 1000명의 팔로워를 구매하며 덩치를 키워갔고 뿐만 아니라 ‘좋아요’와 ‘댓글’도 구매해 더욱 자연스럽게 연출했다. 가짜 계정이 각각 팔로워 1만 명을 넘어서자 몇몇 브랜드에서 홍보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또한 여러 브랜드에 제안서를 넣어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해당 실험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숨겨진 이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과 계약을 했으나 허수가 많아 마케팅에 실패했다는 기업 사례도 있다. 또한 팔로워 18만 명을 보유중인 국내 모 인플루언서도 팔로워를 일부 구매해 늘려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몇몇 브랜드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본인 입으로 인플루언서라 칭하는 겉모습만 그럴듯한 가짜들이 판을 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숫자가 높다고 능사가 아니다. 적절한 검증과정을 거쳐 반드시 가짜 인플루언서를 가려내야 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숫자에 현혹 돼서는 ‘절대’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