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스타트업-33] ■ 보울하우스 강신권 대표 - “장인정신 담은 헤리티지 브랜드 꿈꾸죠”
전통에 혁신 접목…에르메스 패션하우스 표방
2018-10-06 정정숙 기자
“보울 하우스는 크래프트맨십(craftsmanship) 즉 장인 정신을 존중하는 패션 아트하우스를 가진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 한쪽은 장인들이 일하는 가죽공방이 있고 다른 쪽은 가죽클래스, 후배 양성이 이뤄지는 아트하우스를 꿈꾼다.”
보울하우스(BOULHAUS)는 한땀 한땀 장인의 손에서 만들어지고 헤리티지(유산)를 담는 브랜드다. 자체 시스템을 갖추고 주문제작하는 인하우스를 갖추고 있다. 유명 브랜드 에르메스가 갖춘 패션 하우스를 닮고자 한다.
전통에 혁신을 접목한 강신권 대표의 한 걸음 한 걸음 행보가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보울하우스는 지난 9월8일 뉴욕에서 열린 컨셉코리아 2018SS 패션쇼에서 이청청 디자이너 브랜드 ‘라이’와 콜라보레이션해 런웨이에 올랐다. 런칭 1년도 되기 전인 지난 6월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슈즈 디자이너 브랜드 모던알케미스트와 함께 단독매장으로 입점하며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울하우스는 2016 FW에 런칭됐다. 가방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장인 정신을 담는다. 평균 가방 한 개가 만들어지는 기간은 2주 정도다. 이 브랜드는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자 이름과 바느질 땀 수를 적은 이메일을 고객에게 보낸다. 완성된 가방은 장인 사인과 제작년도, 일련번호가 새겨진다. 붉은 인장으로 마무리된 인증서에는 가방 만들 때 사용된 새들 스티치 바늘이 고객에게 함께 전달된다.
그는 “제작 과정도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은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보울하우스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보울하우스는 발음 기호를 그대로 그릇하우스란 뜻이다. 런칭 초기인 지난해 FW부터 무위(無爲), 17SS는 공(空), 17FW는 본(本)으로 동양적 사고에 뿌리를 둔 컨셉으로 시즌마다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샤머니즘 미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제품에 녹인다.
강신권 대표는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가구를 만들다가 자연스럽게 가죽소재에 재미를 느껴 브랜드를 런칭했다. “나무와 가죽은 세월이 흐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더 깊어진다”며 “천연가죽으로 만든 가방은 사용자를 닮아가는 것이 나의 철학과 맞아떨어졌다”며 가죽 공방을 해야겠다는 계기를 설명했다.
그가 천연 가죽 소재를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울하우스는 식물성으로 무두질한 최고급 이탈리아 베지터블 가죽을 사용해 제품 퀄리티를 높인다. 그는 “베지터블 가죽은 기존 가죽보다 작업 공정이 4배 더 걸리지만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최고 제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강신권 대표는 올 2017FW는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본’에 집중했다. 그는 칼이 없던 옛날을 상상하며 FW제품을 만들었다. FW제품에는 가장 기본인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가방 가장자리에 뜯긴 느낌을 살려 빈티지 효과를 냈다. 작업은 단순화시키고 제품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해 가성비에 맞췄다. 주 가격대는 20만원 50만원대 가방을 볼 수 있다.
그의 행보는 패션 뿐만 아니라 아트 문화와 공유하며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어 주목받는다. 지난 9월 열린 인디브랜드페어에서 보울하우스는 4명 프로젝트팀(현대무용가 이대호, 조형작가 이정현, 타투이스트 짐마엘 , 디자이너 양재홍)과 함께 공감각적인 전시를 보여주며 공유 가치를 끌어올렸다.
현재 보울하우스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더블유컨셉, 네이버 디자이너윈도우 등에 입점돼 있다. 오는 18SS서울패션위크에는 ‘라이(LIE)’와 함께 런웨이에 올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 이제 세 시즌을 발표한 강 대표는 “패션을 뛰어넘어 문화, 아트 등 다양한 분야와 협력해 브랜드 정체성을 발전시켜 시너지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