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들의 개성 넘치는 패션쇼는 DDP 메인무대 밖에서도 계속됐다. 패기 가득한 신진들의 무대 제너레이션 넥스트(GN)가 진행된 DDP 아트홀, 하이서울쇼룸에 입점한 디자이너들의 패션쇼가 열린 DDP 이간수문 전시장, 이 밖에 각 브랜드의 컨셉표현과 패션쇼 연출을 극대화 하기위해 서울 전역에서 진행된 오프쇼가 바로 그것.여자의 몸을 ‘공간’의 중심으로
퓨전크리에이티브(대표 김보민)의 컨템포러리 브랜드 ‘에이벨(A.Bell)’은 제너레이션 넥스트에서 ‘공간’을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에이벨은 무한대로 이어지는 공간을 비우거나 채우고, 분할하거나 혹은 조이고 다시 풀면서 여자의 몸을 ‘공간’의 중심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풀어냈다.
특히 공간 속에 감춰진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핏감이 강조되는 니트를 레이어드한 의상이 눈길을 끌었다. 소재로는 면과 폴리에스테르 혼방 소재를 써 부드러운 감촉을 살렸고 원단을 워싱 처리해 자연스러움을 드러냈다. 또한 가볍지만 힘이 있는 원단을 워싱 처리하고 투명한 밴드를 사용해 볼륨감을 살려 묵직한 형태의 무너짐을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남과 다른 베이직으로 위트 담아내
박은주 디자이너의 ‘앤앤더크라우드(ANNE AND THE CRWD)’는 베이직한 의상을 바탕으로 스트랩, 러플, 플리츠 등 부분적인 디테일을 사용해 변화를 준 컬렉션을 선보였다.
자칫 평범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의상을 비대칭적으로 풀어내 재미있게 풀어낸 점도 돋보였다. 소재로는 면, 울 등을 주로 사용해 포근한 감성을 담아냈고 베이직 컬러인 블랙, 화이트, 그레이를 포함해 덜톤 레드, 그린과 파스텔톤 핑크,블루를 사용해 생기를 불어넣었다.독보적인 독창성으로 미래를 선보이다
디자이너 바조우(BAJOWOO)의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99%IS-)’는 청담동에 위치한 분더샵 청담에서 오프쇼로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시즌 주제는 ‘MAKE THE FUTURE NOW - 지금이 미래를 만든다’이다.
전체적인 무드는 비가 온 다음날 도시의 안개 속에 비가 고인 거리를 연출, 그 안에서 느껴지는 인간의 삶과 감정을 표현해 컬렉션 주제를 강조했다. 의상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가죽, 실버 지퍼, 타이트한 핏’ 등 전형적인 요소를 넘어 새롭게 개발한 패턴을 통해 여유로운 핏을 선보였다. 또한 기능성 패브릭과 아웃도어 제작 기술을 적용해 브랜드만의 개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용적인 컬렉션을 완성했다. 특히 눈에 띈 아이템은 비가 내린 거리를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링한 ‘슈즈 레인커버’이다. 런웨이에서 모델들은 모두 컨버스 스니커즈를 착용했는데 이에 레인커버를 덧씌운 것.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실용적인 슈즈 레인커버는 슈즈 디자이너 이선율(YUULYIE)의 지원을 통해 제작됐다.90년대 X세대 ‘시크’한 변신
원지연·이주호 디자이너의 ‘알쉬미스트(R.SHEMISTE)’는 자사 아뜰리에에서 프라이빗한 패션쇼를 진행했다. 이번 시즌 알쉬미스트는 파괴적이고 솔직하며 자유분방한 표현 에너지와 다양한 문화가 쏟아지던 과도기적 성향을 지닌 90년대 세대와 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다양한 문화 무드가 충돌해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던 90년대 문화와 패션, X세대의 자유분방함과 탈문화적인 성향들을 알쉬미스트는 의상에 쓰이지 않던 요소인 금속, 체인 등을 사용해 고유의 아이덴티티는 물론 정형화된 디테일의 변화까지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기존 점퍼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트링을 이용해 드레스 셔츠나 테일러드 자켓에 변형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통해 실루엣의 변화를 꾀하는 등 기존 아이템 형태의 스펙트럼 확장은 물론 현세대에 맞는 유스(Youth)와 함께 알쉬미스트만의 유머(Humor)로 표현됐다.승마의 고정관념 탈피하다
김나랑 디자이너의 테리엇(TERIAT)은 DDP 이간수문 하이서울쇼룸에서 패션쇼를 진행했다. 명마 ‘시크릿테리엇’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브랜드 명에서 보여지듯 승마복을 베이스로한 의상으로 매시즌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테리엇은 이번 시즌 S/S와 F/W의 경계를 무너뜨린 시즌리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의상은 승마의 귀족스포츠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승마복이 가진 실루엣을 캐주얼하게 풀어냈다. 소재는 캐시미어와 울, 자카드 등 고급원단과 함께 이와 반대로 메모리, 폴리, 스트링끈, 스토퍼와 같은 저가의 부자재를 함께 사용해 하이엔드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도가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