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회 대구컬렉션 가보니 - “지속 성장 가능 ‘섬유패션도시’ 저력 알렸다”

중견·신진·지역 디자이너 어우러진 ‘감성배틀의 장’

2018-11-03     이영희 기자
‘시월의 어느 멋진 컬렉션’을 테마로 제 29회 대구컬렉션이 지난 10월 31일과 11월 1일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타 2층 대공연장에서 최복호, 김철웅,박연미, 김남혁 등 한국의 중견과 신진, 해외브랜드와 한복패션쇼가 어우러져 섬유패션도시 대구의 저력을 입증했다.

대구를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최복호 디자이너는 ‘삶, 그대와의 여행’을 테마로 함께 하는 여행, 만남과 인연의 다양한 감정변화를 컬러와 아트드로잉으로 풀어냈다. 특히 최복호 디자이너는 직접 아트드로잉을 의상에 접목해 독특한 컬러와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폴리에스터, 코튼, 데님을 중심으로 독특한 구김과 종이같은 표면감을 주는 개발소재를 활용해 오버사이즈를 기본으로 구조적 실루엣을 표현했다. 다양하게 변환 가능한 리버서블 아이템이 주목을 받았으며 소재와 착장의 믹스를 통해 새로운 룩을 제시했다. 블루와 그레이 등 차분한 컬러를 바탕으로 화려한 컬러와의 대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섬유도시인 대구에서의 컬렉션이 29회째를 맞이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며 향후 지속 발전가능하기 위해 다양한 컨텐츠개발과 융합, 보다 큰 그림을 그릴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역 1세대 디자이너로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한국을 대표하는 아방가르드 디자이너로 국내외에서 30년 넘게 패션쇼를 지속해 오면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김철웅디자이너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고수하면서도 퓨전적 요소를 더해 새로운 구조적 스타일을 선보였다.

심플하면서도 입체적이고 모던하면서도 여성스런 뉴 레트로 모던 스타일을 전개하고 있는 김철웅 디자이너는 이번에 하모니를 테마로 커팅과 소재 등이 서로 간 대비되면서 퓨전적 요소를 더한 재해석으로 마니아들을 만족시켰다.

70~80년대 흐름에 영감을 받아 감성을 중시하면서 실험적 실루엣을 완성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화이트와 블랙, 네이비, 블루와 베이지로 감도 높고 세련된 컬렉션을 이끌어갔다. 코튼, 린넨, 실크, 레이온, 울 등 김철웅 특유의 고난도 패턴이 어우러져 완벽한 착장을 도왔다.탄탄한 내공과 완성도 높은 의상으로 최근 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박연미 디자이너는 자신의 브랜드 ‘디모멘트(D’MOMENT)’로 패션쇼를 개최했다. 모놀로그를 테마로 한 인물의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서정적 모놀로그와 선택의 기로에서 번뇌를 제시하는 성찰적 모놀로그를 나눠 표현했다. 페미닌과 머스큘린 즉, 페미큘린(Feminine+Masuline)스타일을 제시했으며 오버사이즈 핏의 아우터와 비대칭 절개라인의 모던 아방가르드 실루엣을 선보였다.

자켓과 베스트, 블라우스와 코트, 원피스 등 웨어러블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의 의상들이 갈채를 받았다. 블랙과 화이트, 그레이, 블루, 레드 등 차분하고 감도높은 컬러들을 세련되게 접목했다. 자카드, 레이온, 코튼, 울, 폴리에스터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다.1998년 설립이후 20년간 고품질의 원사와 원단을 제작해 좋은 제품 만들기에 기여해 온 (주)시마의 김지미 대표는 이탈리아 ‘비안코니(BIANCONI)’와 협업으로 디자이너제품 도입과 자사의 원단으로 기획, 디자인한 남성복을 컬렉션 무대에 올렸다.


“숙련된 이탈리아 장인의 기술를 더해 지역에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걸음을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비안코니’와 협업을 시작했다”는 김지미 대표는 “공식수입원이자 국내 공급, 제작을 시도함으로써 원사에서 원단, 완제품까지 토탈기업을 육성해나가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로열 클래식을 테마로 편안하고 세련된 감각의 신사복 수트와 자켓, 팬츠 등 포멀아이템을 선보였다. 블랙과 네이비, 그레이 등 보편적 컬러와 다양한 색감의 패턴물, 체크패턴의 포인트가 돋보이는 울과 모, 캐시미어 소재물이 소개됐다.대구컬렉션 둘째날인 11월 1일에는 중국 WB컴퍼니의 대표이자 디자이너인 Xiaolin Liu의 패션쇼와 김남혁 디자이너의 ‘모디아노’ 한현재의 ‘이즈 딥’ 패션쇼가 이어졌다.이즈딥은 대구 유일의 가죽 디자이너 브랜드이며 이번 대구 컬렉션에서 블랙과 화이트를 이용한 모던 심플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소재의 다양한 믹스를 통한 중성적 보이시함을 전달했다.

김남혁의 ‘모디아노’는 남성복 하이앤드 브랜드로 심플하지만 구조적이면서 아방가르드한 매력의 의상들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 신진 디자이너로 참여하는 남성복 모디아노 김남혁과 여성복 이즈딥 한현재는 연합쇼를 통해 각각의 개성을 과시했다.대구컬렉션은 종전 패션전문 케이블 채널을 통해 녹화방송됐던 것과는 달리 지역 공중파 방송을 통해 송출됨으로써 일반 대중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홍보효과를 배가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 노동훈 이사장은 “섬유패션도시 대구를 알리는 큰 프로젝트인 대구컬렉션이 지역 브랜드의 판로를 개척하고 지역 시민들에게 대구 브랜드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