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S/S헤라서울패션위크 박윤수 ‘빅팍(BIGPARK)’ - “감동과 색감, 표정이 살아있는 한편의 대서사시”

트렌치코트의 변형…전쟁속 희망과 자유를 노래하듯

2018-11-17     이영희 기자

“역시 빅팍(BIG PARK)!”
2018S/S 빅팍의 컬렉션은 ‘감동, 색감, 표정’이 살아있다.
비밀의 정원, 겨울 숲, 탱고…. 결코 가볍지 않은 서사시 같은 무대를 선사해 온 박윤수 디자이너는 이번 패션쇼에서 영화 ‘덩케르크’에서 영감을 얻어 ‘트렌치코트’라는 클래식에 숨을 불어넣었다.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때 실제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영국군과 연합군 구축작전을 다룬 전쟁영화이다. 빅팍은 ‘플라이트 오브 팬시(Flights of fancy)’를 컨셉으로 암흑같은 전쟁속에서도 운명과 맞서 싸우려는 의지와 투쟁정신의 숭고함을 표현하고자 했다.

감시 조명이 어둠속에 교차하고 거친 파도소리와 굉음이 무대를 술렁이게 하는 것으로 오프닝은 관람객을 긴장하게 했다. 마치 전쟁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때 첫 모델은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를 입었다. 이번 패션쇼에서 패션피플들은 다양한 트렌치코트의 표정과 스타일, 변형의 묘미를 즐길수 있었다.전쟁의 직접적 표현보다 이상과 자유로움, 무한한 가능성 등 어둠속에서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모티브를 전달하려는 의도와 노력이 읽혀지는 패션쇼였다.

전투기 모티브를 재해석해 공격적이고 폭력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광활한 하늘을 누빌 수 있는 자유로움과 무한한 가능성의 상징적으로 풀어냈다. 이번 빅팍 컬렉션에선 전쟁을 연상시키는 아이템과 디자인 요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클래식한 트렌치코트의 소매는 슬래시(slash)하게 디자인돼 촘촘하게 꽂혀진 금빛 옷핀 액세서리가 엿보였다.

코트와 셔츠, 팬츠 등을 세로로 이등분하여 각각 배색을 다르게 해 극과 극으로 대치한 이념을 떠오르게 했다. 트렌디한 요소들이 오히려 클래식함을 매력적으로 느끼게하는 효과를 가져다 줬다. 편안하지만 역동적 오버사이즈, 루즈한 실루엣의 셔츠와 롱팬츠, 스커트 등이 드라마틱한 런웨이를 이어갔다.

화이트, 브라운, 네이비, 스카이블루, 피치에서부터 레드와 블루, 그린, 블랙 등 색상들이 동시에 등장했다. 클래식과 어번 스트리트룩, 우아함과 캐주얼적인 요소 들이 빅팍만의 아이덴티티에 녹아들어 한편의 영화를 감상한 듯한 감동을 선사한 패션쇼무대였다. 거장의 다음시즌 작품에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