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스타트업-36] ■ 리군 이성민·이보미 대표 - “MSG 없는 ‘담백한 옷’ 만들어요”

어차피 입어야 할 옷 더 이쁘게

2018-11-17     조동석 기자
 
리군(RIGOON)의 이성민·이보미 대표에게 물었다. “왜 하필이면 패션을 선택하셨나요?” 식상하면서도 어처구니없는 질문이었다. ‘옷쟁이’에게 옷을 왜 만드는지 굳이 이런 질문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우문현답(愚問賢答)이라고, 이성민 대표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은 살기 위해 밥을 먹어요. 하지만 기왕 먹는거 더 맛있는 밥을 먹으면 좋잖아요? 옷을 만드는 이유도 마찬가지에요. 어차피 입어야할 옷이라면 더 이쁘고 좋은 옷을 만들어 입고 싶어요.” 이런 원론적인 답변만큼 자신감 있는 답변이 있을까 커플인 이성민(37)·이보미(29) 대표가 합심해 운영하고 있는 리군은 올해 1월 남성복으로 시작, 5월부터는 여성복라인 ‘섹 바이 리군(SEC BY RIGOON)’도 전개하며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모던 클래식을 컨셉으로 톤 다운된 섬세한 컬러를 그들만의 감성으로 풀어가고 있는 리군은 두 사람이 프랑스 파리에 여행을 갔을 때 받은 영향과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성민 대표는 “파리가 지금의 리군을 만들어 줬습니다”라며 “그곳 길거리 행인들의 자연스러운 세련됨을 저만의 방식으로 풀어보고 싶었어요”라고 리군을 설명했다. 브랜드명 리군은 이성민 대표 본인의 성 ‘Ri’와 남자일 때 그 사람을 조금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군’의 합성어로, 이성민 대표가 학창시절 미국 유학할 때 본인의 이름처럼 사용하던 것을 브랜드 화 한 것이다. 이성민 대표는 대학교 1학년 때 중퇴 후 바로 패션업계에 뛰어들어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첫 직장은 한국 대표 디자이너 남성복 브랜드 김서룡 옴므였다. 그는 이곳에서 7년간 근무하며 패턴, 재단, 봉제 등 옷의 기초를 다졌다.

이후 일본 시장을 주력으로 한 의류 프로모션 업체를 6년간 운영하며 무역을 통한 글로벌 패션 시장을 공부했다. 더불어 2년간 ‘코스모고니아’라는 스트릿 브랜드를 경영하며 국내외 대중 패션의 흐름을 익혔다. 이보미 대표는 순수미술을 전공, 이후 북유럽 가구회사에서 근무하며 유러피안의 디자인 감각과 컨설팅 업무를 익혔다. 리군만의 강점으로는 SPA 브랜드 못지않은 ‘빠른 대응’을 꼽을 수 있다. 디자인, 패턴, 재단, 봉제 등 모든 제작과정을 이성민 대표가 직접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따른 디자인 수정과 고객 주문에 따른 재고 관리에 있어 어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이성민 대표는 자부한다. 또한 기성복이지만 고객의 요구에 따른 기본적인 사이즈 수정은 물론 커스텀 제작도 가능해 고객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리군은 현재 자사몰을 비롯 SSG.com, 롯데몰, GS샵, W컨셉, 29cm, 네이버 디자이너윈도 등 국내 유명 온·오프라인 채널 12곳과 함께 중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며 월매출 4000~5000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두 사람은 브랜드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소재와 품질이 뛰어나 오랫동안 입고 사랑받을 수 있는 옷, 트렌드와 시즌에 무관한 롱런할 수 있는 제품으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 파리, 런던, 도쿄 베이징 등 전 세계 어디에 걸려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디자이너로 발돋움 할테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