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패션계가 주목하는 떠오르는 신예 ‘블라인드니스’ 신규용·박지선 디자이너

독창적인 ‘젠더리스’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정조준

2018-12-01     조동석 기자
국내에서 보기 드문 독보적인 젠더리스 컨셉과 더불어 동시대적인 감각과 독창성의 삼위일체가 시너지를 증폭시킨다. LVMH 프라이즈 세미파이널 진출, 18S/S 헤라서울패션위크 해외 바이어들이 뽑은 ‘베스트 디자이너‘ 선정 등 글로벌 패션계가 주목하는 떠오르는 신예 신규용·박지선 디자이너를 만났다.

브랜드 이름 ‘블라인드니스(BLINDNESS)’는 눈을 감았을 때 상상되는 그림을 패션으로 표현한다는 뜻으로,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들만의 디자인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신규용 디자이너가 2013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동기생 3명과 시작한 블라인드니스는 내부 사정으로 혼자서 브랜드를 이끌다 2015년부터 여자 친구인 박지선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박지선을 공동 디자이너로 공표해 본격적으로 브랜드의 기초를 다진 17S/S 시즌은 지금의 블라인드니스를 만든 가장 중요한 시즌중 하나로 꼽힌다.

신규용 디자이너는 “16F/W 컬렉션 이후 브랜드 방향성과 성과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브랜드를 리뉴얼 하게 됐다”며 “17S/S 시즌부터 브랜딩, 디자인 컨셉 등 블라인드니스만의 아이덴티티와 전반적인 방향을 새롭게 잡고 우리가 진정으로 잘 할 수 있는 디자인에 포커스를 뒀다”고 말했다.

블라인드니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독창성으로 무장한 전 세계 유일무이의 젠더리스 컬렉션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블라인드니스의 옷은 남녀 구분이 무의미 하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화려한 러플, 진주 장식, 시스루 등이 돋보이는 의상들이 남성모델들에게 착용돼 런웨이에 오른다. 오간자 및 레이스를 사용한 시스루 스타일, 절개와 트임 등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남자들의 숨겨진 섹시함까지 느껴진다.이러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서 일까. 블라인드니스는 국내 최초로 ‘2017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프라이즈(LVMH Prize)’ 세미 파이널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현대홈쇼핑과 정구호 헤라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이 함께 런칭한 제이바이(J BY)의 판매수익으로 조성된 J BY 패션발전기금 수상자로 선정, 2억 원의 후원을 받는 등 국내외 관계자들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지난 10월 서울을 찾은 북유럽 디자이너 쇼룸 ‘헨릭빕스코브’의 바이어 룬 박(38)은 “글로벌 트렌드를 쫓는 옷은 유럽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이미 포화상태”라며 “이런 이유에서 브라인드니스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브랜드이기에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또한 “전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찾기 힘든 유니크한 디자인과 함께 훌륭한 퀄리티까지 갖춘 미래가 기대되는 한국브랜드로, 블라인드니스 때문에 한국을 찾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현재 블라인드니스는 자체 홈페이지를 비롯해 전 세계 30여 곳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파리 레끌레어, 밀라노 엑셀시오르, 런던 셀프리지백화점·브라운스·파페치, 뉴욕 바니스백화점·오프닝세레모니 등 4대 패션도시 곳곳의 굵직한 유통망에 입점 돼있다.

신규용·박지선 디자이너는 “아직 대중적인 상업성까지 갖추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서울패션위크에서 만난 컨셉 스토어들을 통해 국내외적인 관심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며 “우리만의 색깔을 인정 받아 해외에서 컬렉션도 진행하는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반열에 오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