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섬유 진영식 대표 v- “전직원 4차산업혁명 핵심가치 공유해 100년기업 가야죠”

新ERP 도입…초우량 섬유기업 초석 빅데이터 구축 전 직원 매일 100여 차례 수정 반복…투명성 확보

2019-01-05     정정숙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신만의 데이터 사업화를 빠르게 전개할 수 있는 투명한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충남섬유는 새로운 전사적자원관리(ERP : Enterprise Resourcing Planning) 시스템을 도입한다.

新ERP는 업무 자동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프로그램으로 경영정보를 모든 직원이 한 눈에 볼 수 있다. 생산성을 극대화 시키는 방식이다. 미래에는 IoT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제품이 잘 팔리고 어떤 색상이 인기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충남섬유 진영식 대표는 “충남섬유를 100년 기업으로 키울 수 있는 비전은 투명성확보”라며 “앞으로는 고객 트렌드도 ERP에서 축적된 자료를 통해 분석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제조의 핵심이 ERP 시스템 구축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인가.
“원사를 발주하고 입고한 후 생산(편직)에서 가공,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 일원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에는 일부 담당자만 볼 수 있었다. 신 ERP는 자재과 직원 뿐만 아니라 영업부 직원까지 전 직원이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이 얼마만큼 남아있는지 알 수 있고 고객이 어떤 제품을 가져갔는지, 그 제품은 어디에 있는지 확인된다. 모든 회사 정보의 위치와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된다. 충남섬유는 400품목의 6000가지 컬러 제품을 팔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A품목의 8번째 컬러를 지정하며 그 품목이 한 달 혹은 일주일에 어떤 시즌에 어떤 고객이 얼마만큼 사갔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필요한 사람이 분석하고 싶은 데이터를 집계해야했다. 10년이 지나 빅데이터가 쌓이며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더 많아지고 회사 생산 효율은 더 극대화된다.

시즌에 어떤 품목이 얼마나 팔렸는지 알 수 있어 필요한 적시에 그 원사(원자재)를 구매해 언제쯤 생산이 나올 수 있는지 생산계획도 꼼꼼히 세울 수 있다. 출고 뿐만 아니라 트렌드나 고객정보까지 구축이 가능하다. 충남섬유에 맞는 옷을 입는 격이다. ”

-기존 ERP와는 어떻게 다른가.
“기존 ERP프로그램은 섬유 회사에 맞지 않다. 일반적 제조회사 시스템은 원자재를 사서 나갈 때까지 일반적 흐름만 볼 수 있다. 기존에는 보고자하는 데이터를 엑셀로 정리해야 볼 수 있었다. 이번 시스템은 원단을 카운트하고 원사발주, 입고시점, 생산, 가공, 판매까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ERP다. 원자재가 얼마만큼 들어와서 얼마만큼이 남아있고 원단이 얼마나 팔렸고 회전됐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제조와 유통 관리가 동시에 된다. ”

-이 시스템의 장점을 꼽는다면.
“신ERP는 지난해 12월에 1차 완성이 끝났다. 충남섬유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2차 구축에 들어간다. 2월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계산서가 자동으로 발행된다. 매입부터 출고까지 투명하게 데이터화된다. 이로 인해 구매와 영업부서에서 적시적소에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회사 영속성은 투명성 확보에 있다.

우리는 100%투명성을 목표로 한다. 미래 경쟁력에 차이가 날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공유하면 회사 발전가능성과 가치가 높아진다. 고객은 택배사항을 조회할 수도 있다. 배달 직원이 몇 시에 회사에 도착할 것인지도 볼 수 있다. 앞으로 문자, 도착알림 시스템 등이 보완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모바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중견기업이 신ERP를 갖추기 위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2016년부터 시스템 개발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별도 신ERP팀이 꾸려졌다. 보통 3~4명의 인건비를 포함하면 연 3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2016년부터 시작한 ERP시스템은 지금도 테스트를 계속하고 있다. 회사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위해서 모두 다 노력하고 있다. 사실 직원들도 ERP시스템 개발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이 시스템을 직접 사용해보고 수정할 것을 건의했다. 하루 100여건을 수정한 경우도 있다.

직원들이 먼저 사용해 보면서 무엇이 불편한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직원들끼리 트러블이 생겨서 그만두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대표가 어떻게 끌고 가느냐의 문제가 도출되기도 한다. 충남섬유는 정기적인 회의에서 문제점을 수정 보완하고 있고 SNS를 통해서도 바로 해결해 가고 있다.

직원들이 신ERP 프로그램 전체를 바뀌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위치나 칸이 더 들어가는지, 화면구성은 어떻게 하는 것이 편리한지 등을 보완한다. 앞으로 사용해야 될 프로그램이라 자기 몸에 맞추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바로 바로 바꿀 수 있게 수정하고 있다.”

-경영에 우선순위가 있다면.
“경영에서는 회계 관리와 기획개발, 사무 전산화 3박자를 중요시 여긴다. 2016년 해외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회사의 35년 노하우가 있어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 충남섬유의 경쟁력은 시장에 없는 원단을 개발하는 데 있다. 고객에게 높은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이 시스템으로 인해 기획, 회계, 물류 3박자가 맞물려 미래 시장 확보를 위한 신성장동력을 가지게 됐다.”

써큘라 니트 전문업체인 충남섬유는 R&D에 해마다 5~10%를 투자하고 있다. 35년 노하우가 내재돼 매 시즌 온리원 아이템을 출시한다. 중고가 가격에 프리미엄급 원단이 주류를 이룬다. 기본물 30%, 온리원 제품이 70%로 구성된다. 우수 중소기업인 충남섬유의 남다른 정책이 눈에 띈다. 진영식대표는 사람 경영을 실천한다. 그는 좋은 습관과 좋은 사람이 경영을 하는 데 중요 덕목이라고 꼽는다.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비결이라고 꼽는 야마다 아키오 미우라공업 사장이 롤 모델이다. 이 때문에 충남섬유는 직원 복지가 우수하다. 정년은 70세를 목표로 한다. 미성년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한 자녀당 월 20만원이 지급된다. 전문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배우기를 원하는 직원들은 대학등록금 50%, 자기발전 교육 70% 지원 등 교육비가 지원된다.

앞으로 충남섬유는 신ERP를 통한 전 생산, 판매, 유통 공정을 일원화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고객 니즈에 맞춰 제품 경쟁력을 높일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뽑은 미래를 이끌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됐다. 패션업계 우수 중소기업인으로는 진영식 대표가 유일해 미래 초우량 기업을 키울 인물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