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사퇴 진통 속 막 오른 섬유패션 단체 ‘정총’ - 중앙단체 3곳 뉴리더 못찾아 ‘구관이 명관’

패션협, 한준석 회장 새로 선임 소재협, 이영규 회장 조건부 4연임 방협, 김준 회장 1년 임기 6연임 섬수조, 민은기 이사장 연임 추대 화섬협, 박승훈 회장 재추대 관심사

2019-02-23     전상열 기자
지난주부터 섬유패션업계 각 단체 정기총회가 막이 올랐다. 각 주요 단체 정기총회는 지난 19일 대한방직협회를 스타트로 21일 한국의류산업협회, 22일 한국패션협회, 23일 한국패션소재협회가 릴레이 펼치듯 열렸다. 이어 오늘(26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 27일 한국화학섬유협회·한국섬유수출입조합이 각각 정기총회를 갖는다. 올해 각 섬유패션 단체 정기총회는 그 어느 해보다 악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맞게 돼 애초 잔치 분위기는 물 건너간 모양새다. 내적으로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 후폭풍에 휩쓸린 가운데 외적으로 수출침체에 원화가치절상 직격탄을 맞는 등 팍팍한 경영현실에 우려감만 드높인다. 그렇지만 정기총회 최고 관심사는 단연 단체장 인사다.
올해 섬유패션단체 가운데 단체장 임기가 만료되는 중앙단체는 5곳에 이른다. 대한방직협회, 한국화학섬유협회, 한국패션협회, 한국섬유수출입조합, 한국패션소재협회가 새로운 수장 선임에 나선다. 각 단체 대부분이 현 단체장 연임을 바라지만 올해는 이 바람과는 좀 동떨어진 모양새다. 바람은 의외의 곳에서 비롯됐다. 4연임과 3연임한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과 이영규 한국패션소재협회 회장의 연임 사퇴의사가 나왔다. 5연임이 당연시됐던 원대연 한국패션협회 회장이 지난 1월31일 전격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원 회장은 2004년 3월 한국패션협회 수장에 오른 후 만 14년 봉직해왔다. 원 회장 체제하에서 빚더미에 눌렸던 한국패션협회는 지금 어느 섬유단체 부럽지 않는 건실한 단체로 거듭났다. 애초 원 회장은 5연임을 앞두고 “회원사가 필요로 한다면 다시 봉사 하겠다”는 의사였으나 무엇보다 협회의 존립과 불이익이라는 외부변수가 발목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한국패션협회는 지난 22일 정기총회를 열고 전격 5연임 사퇴 의사를 밝힌 원 회장 후임에 한준석 지오다노 사장을 새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국패션소재협회는 이영규 회장이 4연임을 고사하면서 새 수장 선임에 홍역을 앓았다. 협회는 이 회장의 4연임 고사에도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이 회장에게 조건부 4연임 재추대 권유에 나섰다. 협회는 23일 정기총회를 열고 ‘이 회장이 임기 3년을 채우지 않는’ 조건부로 4연임을 의결했다. 협회는 내년 정기총회 전까지 새 회장 추대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방직협회는 19일 정기총회를 열어 5연임한 김준 회장을 6연임 회장에 선임했다. 방협 회장 임기는 1년이다. 방협은 매년 정기총회에서 회장을 선임하는 연례행사를 갖지만 당분간 김 회장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협 회원사 대부분이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 후폭풍에 휩쓸린 채 제 기업 근사하기조차 마땅치 않아 김 회장을 대신할 인사 추대가 난망한 상황에 놓였다. 이번 주에는 한국화학섬유협회와 한국섬유수출입조합이 새 수장을 추대하는 정기총회를 갖는다. 한국화학섬유협회는 27일 정기총회를 열고 3월말 박승훈 회장 3년 단임 임기만료에 따른 새 회장 모시기에 나선다. 그동안 한국화학섬유협회장은 업계 인사가 아닌 정부 퇴임인사가 맡아온 관례에 따라 외부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속사정상 업계 뜻대로 새 회장 추대가 이뤄질지 관심사다. 그러나 업계 처지가 예전과 크게 달라 정부 퇴임인사를 새로이 맡느니보다 현 박 회장을 재추대하자는 목소리가 비등한다. 박 회장은 군 장성 출신으로 지난 3년간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으로 스트림간 소통에 앞장서는 등 업계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다.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역시 27일 정기총회를 열고 3년 임기가 만료된 민은기 이사장 연임을 추인한다. 섬수조는 민 이사장 유임과 관련 지난 1월 회장단 및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추대위원회를 구성하고 만장일치로 재추대에 의견을 모았다. 민 이사장은 지난 3년간 탁월한 지도력과 헌신하는 자세로 직물업계 발전과 조합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