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DA’ 참신한 한국 디자인, 새로운 글로벌 지평을 열었다

매일 300명 이상 바이어 방문…韓학생 디자인에 찬사 남상민 디자이너, 실물의상 협업으로 해외 진출 계기 열려

2019-03-12     정정숙 기자

#1 PID 개막일인 지난 7일 오전 11시, 공식 개막행사에 이어 VIP 투어가 진행되는 사이 낯선 벽안의 중동 바이어 2명이 ‘코리아텍스타일디자인어워드(KTDA)’ 부스를 찾았다. 두바이를 기반으로 한 원단트레이딩 업체 내쇼날 플라워(National Flower)의 베루즈(Behrouz) 대표는 “(공모전 참가 학생들의) 디자인 감각이 참신하다”며 작품 구매여부를 물어왔다. PID 방문이 처음이라는 베루즈 대표는 “귀국 후 이메일로 작품 활용 및 구매에 대해 상의하고 싶다”며 명함을 남겼다.

#2 7일과 8일 연이어 두 번이나 KTDA부스를 찾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디자이너 겸 패션스쿨 교수 이후완 하킴(ICHWAN HAKIM)씨는 “한국패션은 컨템포러리하다”며 전통과 현대 디자인을 접목한 디자이너 실물의상을 꼼꼼히 뜯어 봤다. 그는 코르셋을 모티브로 제5회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문승희 학생 작품을 언급하며 “이 작품을 나만의 디자인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며 관심을 보였다.

올해로 6회를 맞는 KTDA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도 눈여겨 보는 참신한 한국 디자인 세계의 글로벌 지평을 여는 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PID에 4개 부스 규모로 참가한 KTDA는 4회와 5회 수상작품 및 학생과 디자이너 실물의상 12점의 의상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본지 집계 결과, 개막 첫날부터 매일 300여명 이상이 부스를 방문했다. 국내외 바이어들은 창의적이고 재기발랄한 학생들 작품을 보며 일반 의류에서 코르셋, 수영복까지 다양한 패션에 적용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권영진 대구광역시장 및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이의열 대구국제섬유박람회 조직위원장 등은 지난 7일 개막일 공식 VIP투어 중 ‘브랜드 & TECH 융합관’에 전시된 KTDA 수상작 앞에 한동안 머물며 직접 옷을 만져보고 질문을 던졌다. 성기학 회장은 직접 D25 부스까지 들려 실물의상을 보며 “텍스타일 디자인을 실제 의상으로 구현한 작품을 보니 수상자들 실력이 좋다”고 격려했다.

전시 기간 중 부스를 방문한 국내외 바이어들은 KTDA 수상작이 실제 상용화가 가능할 만큼 뛰어난 수준이라며 주의 깊게 둘러봤다. 르망고(LEMANGO) 소윤서 대표는 “색다른 터치감과 컬러가 뛰어난 제품을 구매해 레시가드와 수영복에 적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런칭한 르망고는 아트적인 그림이나 뉴요커 디자인을 사서 패턴화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레시가드와 수영복을 만들고 있다. 그는 “화려하고 색다른 터치감과 컬러감각이 뛰어난 제품을 구매하기를 원하다”며 텍스타일 디자인 가격을 묻고 “회사를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구지역 화섬업체인 SFC 신수길 대표는 아예 KTDA 수상자를 디자인 담당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신 대표는 “독창적이고 컬러 감각이 뛰어나 비전이 보인다”며 “텍스타일 디자인을 맡길 직원을 채용하고 싶다”며 수상자에게 면접 의사를 물었다. SFC는 작년 12월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DTP) 공장을 설립,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KTDA 작품에 대한 바이어들 열의와 관심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위에 언급된 사례 말고도 사흘 전시기간 내내 해외 바이어들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전시 둘째 날에는 학생 작품을 실물화한 협업 디자이너가 레바논에 진출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도 이끌어 냈다. 레바논에서 국내외 패션 비즈니스 및 컨설팅을 하는 파부스(FABUSSE)社의 라메즈 바스마지(RANEZ BASMAJI) 컨설턴트는 남상민 디자이너의 협업 의상을 보고 “(남상민의) 더 많은 작품을 보고 싶다”며 “브랜드 매장 위치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레바논 패션시장에 (남상민 디자이너)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상민은 작년 KTDA 금상 수상자인 송유림씨와 실물의상 제작을 협업했다.

이번 전시에 국내외 바이어들 눈길이 쏠린 데는 수상자들의 열의가 한 몫 했다. 5회 대상 수상자 한윤아(목원대)씨는 롱조끼와 티셔츠, 바지까지 코디한 의상을 전시해 개막 당일부터 업계 종사자를 비롯한 관람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씨는 평소 학교 작품을 만들 때 이용하던 인터넷 업체에 프린팅을 맡겼고 직접 봉제를 했다.

텍스타일 디자인에 어울리는 세틴 원단에 광택 프린터로 의상 컬러감을 강조했다. 5회 은상 수상자 문승희씨는 폴리에스테르 원단으로 블라우스를 만들었다. 그는 “텍스타일디자인보다 실제 옷을 만들 때는 더 단순화시켜 핏과 디자인 감성을 살렸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6년 수상작 및 디자이너와 협업한 이전 의상들도 다시 조명 받았다. 최복호와 남상민, 이도이 디자이너 작품은 소재와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관람객 눈길을 오랫동안 붙들었다. KTDA 부스에서 선보인 3D 가상패션쇼는 멀리서 봐도 화려한 색감과 입체감으로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아 관람객 발길을 이끌었다. D3D는 5회 수상작품으로 7가지 스타일 옷을 디지털화해 선보였다. 동대문 인프라와 3D IT기술을 활용한 패션 비즈니스 플랫폼 기업이다. 원데이 샘플 시스템과 다품종 소량생산 의류제작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열리는 제6회 텍스타일디자인어워드는 대학, 일반, 고등부 등 3개 분야로 나눠 공모전을 연다. 오는 9월3일~19일까지 작품을 접수 받는다. 추후 실물 작품 확인 등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고 10월 27일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