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W 헤라서울패션위크 지상전 (中) - “한국 디자이너만의 순수 DNA로 독창적 패션세계 열었다”
■MUNSOO KWON, 테일러링과 어우러진 스포티즘
문수권은 멋과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동시대적 ‘한량’의 매력을 이번 컬렉션에 표현하고자 했다. 권문수 디자이너 특유의 젊은 감각의 테일러링에 아웃도어와 스포츠 자켓, 파카 등 아이템을 절묘하게 매치시켜 신선한 이미지를 선사했다.
■MOOYUL, 정돈된 듯 힘을 뺀 느낌…차기시즌 기대
매 시즌 다이나믹한 런웨이로 주목받아온 최무열 디자이너의 ‘무율’.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인지 이번 컬렉션은 다소 힘을 아낀 듯한 아쉬운 느낌을 줬다. 정제되지 않고 거침없는 표현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무율은 보다 세련되고 정리된 의상들을 무대에 올렸다.
■HAN CHUL LEE, 탄탄한 기본기·집중력 과시
지난 시즌 ‘베스트 디자이너’상을 수상한 ‘한철리’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평일 10시 패션쇼에도 불구하고 패션인과 바이어들의 출석률이 높은 편이었다. 이한철은 국내외 프레스와 해외바이어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만큼 이번 시즌 대형무대에서의 오프닝은 준비과정에서부터 큰 부담이 됐으리라 생각한다.
■BEYOND CLOSET, 비정형이 주는 아름다움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 클로젯은 ‘뷰티풀 비 피플(Beautiful B People)’을 테마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주제는 개인의 개성을 가리는 정형화된 이미지의 유니폼에서 벗어나, 비정형이 주는 아름다움으로 표현됐다.
■CHARM’S x KAPPA, 두번째 콜라보 주목
참스는 스포츠 브랜드 카파코리아(대표 민복기)와 협업한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 지난 시즌에 이은 두 번째 협업으로, ‘SPEED’를 주제로 참스와 카파의 첫 만남에서 보여진 레트로 스포티룩에서 더 나아가 색 조합이 더욱 화려한 아이템들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LIE, ‘북극’ 환경이슈를 아티스틱 감성 재해석
‘LIE’의 패션쇼는 스토리와 어우러진 로맨틱하고 러블리한 색감과 디테일, 소재와 스타일의 믹스매치로 프로페셔널한 디자이너 ‘이청청’의 진면복을 보여줬다. 이청청 디자이너는 ‘It’s not justICE’를 주제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북극을 소재로 한 컬렉션을 무대에 올렸다. 아름다운 북극의 빙산들과 푸른 하늘, 그리고 대조적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 쓰러져가는 북극곰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아티스트적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YCH, 기대 부응하는 거듭된 진화
윤춘호 디자이너의 ‘YCH’ 패션쇼장은 항상 만석이고 관람석 조차 ‘공기’가 다르다. 로맨틱하고 자신만만한 윤춘호의 뮤즈는 나이들지 않는 ‘불멸의 끼’를 가진 소녀다. 지난시즌 나른하고 섹시한 포즈에 차양을 쓴 모델이 인력거를 타고 오프닝을 장식했듯 이번 시즌에는 오랜 흑백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커다란 모자와 독특한 자켓, 니하이 삭스 부츠를 신은 모델이 등장해 그의 머릿속 뮤즈의 변신을 예고했다.
■THE CENTAUR, ‘사적인 음모론의 글래머’ 이색 테마로 독특한 무드
예란지 디자이너의 ‘더 센토르’ 컬렉션은 ‘사적인 음모론의 글래머’를 컨셉으로 개인의 가장 저변으로 떠오르고 사라지는 망상을 화려하게 그려내고자 했다. 비합리적이고 비현실적 망상이 극대화됐을때 나타나는 각자의 화려함을 더 센토르만의 스타일로 표현한 것.빈티지하고 키치한 무드가 드러난 이번 컬렉션은 울과 실크, 페이크 퍼와 페이크 레더 등 상반되는 소재들이 어우러졌고 민트와 자주 빛 보라, 핑크컬러와 블랙, 화이트 컬러의 매치가 사랑스러운 여성성을 보여줬다.
■kiok, 브랜드 정체성 기반 ‘아트적 감성’ 눈길
키옥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레용 리와 헤드 디자이너 코코 제이 리 자매가 엮어낸 이번 컬렉션은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시대적 변화에 부합한 변화의 물결을 느끼게 했다.
■LOW CLASSIC, 성숙미 넘치는 컨템포러리 컬렉션
이명신 디자이너의 로우 클래식 컬렉션은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웠고 멋스럽으며 친화적이었다. 우아한 울코트, 오버사이즈 테일러드 자켓, 트렌치코트, 구조적 실루엣의 스웨터와 가죽 소재 플리츠 스커트, 체크무늬 수트와 셔츠, 래글런 어깨와 풍성한 소매의 코트들은 정돈되고 절제된 스타일이었지만 엣지있는 디테일이 가미돼 찬찬히 살려보는 즐거움을 줬다.
■KYE, 스트레스도 사랑스럽게 풀어요
계한희 디자이너의 카이는 ‘Under Pressure’를 컨셉으로, 현대인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낸 컬렉션을 선보였다. 현대인의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보여주듯 촘촘히 주름을 잡은 셔링을 비롯해 닳아 해진 워싱의 디스트로이드 디테일을 대거 런웨이에 올린 것. 또한 카이 로고 그래픽 작업을 필두로, 하트 모양 스터드 장식과 백 커팅 등 계한희 만의 시그니처 디테일도 눈길을 끌었다.
■R.SHEMISTE, 한국적 유스 新 ‘패러다임’ 제시
원지연·이주호디자이너의 알쉬미스트는 세대 간 소통이 끊어진 현대사회를 풍자한 영화 ‘배틀로얄’을 컨셉으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런웨이에는 파괴, 해체,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수작업으로 완성된 스트리트 감성 쿠튀르 의상이 대거 올랐다.
/이영희 기자 yhlee@ayzau.com
/조동석 기자 zoddong@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