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론떼훼밀리 김병관 대표 - 23년 캐시미어 브랜드, 세계시장으로 무대 확장

패션과 유통간 ‘젠틀맨 어그리먼트’ 상생 제안

2019-05-04     정정숙 기자

“대한민국에서 탄생한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가 글로벌 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 되는 비전을 갖고 있다.”
브론떼훼밀리 사무실 복도에는 브론떼훼밀리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걸려 있다. 김병관 대표가 1995년 처음 회사를 설립한 후 23년동안 캐시미어만 다뤄온 역사가 한 눈에 보인다.

그는 사진으로 회사를 설명한다. 잉글랜드 하워스마을은 2002년 법인설립 때 영감을 준 브론테(폭풍의 언덕 저자 에밀리 브론테) 자매가 살았던 곳이다. 김 대표는 원단을 수입하는 컨버터에서 일할 때부터 인연을 맺은 ‘헤리티지캐시미어’ 브랜드를 국내에 들여왔다. 초창기 프로모션 업체로서 시즌에 200개 이상 아이템을 개발해 르네상스 호텔에서 수주상담회도 열었다. 헤리티지캐시미어 UK 존케이 회장 어머니 장례식에 참석한 사진은 30여년 동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는 영국 캐시미어 전통을 추구하는 브랜드가 한 곳에 입점된 ‘캐시미어하우스’ 편집샵을 한마디로 ‘포용’이라고 표현한다. 한 곳에 4개 브랜드가 입점된 캐시미어하우스는 20대부터 70세까지 가족 모두가 와서 편하게 쇼핑할 수 있다.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담았다.이 매장에서는 2013년 런칭한 브론떼훼밀리 자사 브랜드인 ‘머레이알란’, ‘캐시미어클래스’, ‘소어비’와 수입 브랜드 ‘헤리티지캐시미어’를 볼 수 있다. 브랜드별 컨셉을 다르게 전개하는 4개 브랜드가 있고 브랜드별 시즌 새 아이템이 120여개 스타일이다. 가격대는 100% 캐시미어 풀오버가 30만원대다. 코트와 상의, 아우터가 주 아이템이다.

“캐시미어하우스는 전세계에서 캐시미어 제품으로 가장 많은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어 경쟁력이 뛰어나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율이 갈수록 늘어난다.”
머레이알란은 2050대가, 25년동안 유지돼 온 영국 캐시미어 명가인 헤리티지캐시미어는 50대가 주요 타켓층이다. 내추럴 컬렉션인 캐시미어클래스는 4050대, 컬러풀하고 비비드한 소어비는 2030대가 주로 찾는다. 요즘은 4050대 남성 포미족과 60대 남성 고객이 늘고 있다. 상품 구성은 상하의 의류와 머플러, 숄, 장갑의 액세서리로 구성돼 있다. 액세서리가 40%를 차지한다.

그는 부가가치가 뛰어난 무형의 디자인 능력은 브론떼훼밀리의 브랜드를 따라 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회사는 캐시미어 분야에서 선두주자다. 공정이 까다로운 캐시미어는 퀄리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힘들어 전문기업이 많지 않다. 김병관 대표는 30여년이 넘게 영국 캐시미어 명가인 헤리티지캐시미어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헤리티지캐시미어 UK 존케이 회장한테 총애를 받았고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많이 배웠다.

“캐시미어를 찾는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중요한 것은 디자인과 퀄리티 및 피팅감이다. 캐시미어하우스는 이 모두를 만족시킨다.”
캐시미어하우스는 가을겨울 시즌 상품이다. 시즌에 2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S/S에는 천연소재인 실크린넨과 라이트 웨이트캐시미어로 상품을 구성해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김병관 대표는 “20년 후에는 브랜드 아이텐티티를 강화해 미주, 유럽에 단독매장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잘하는 캐시미어 제조, 생산 및 디자인은 우리가 직접하고 유통은 그 국가에서 유망한 에이젠시나 컨버터 업체에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대 패션산업최고경영자과정(AFB) 총교우회 회장인 김병관 대표는 마지막으로 섬유패션업계에 화두를 던졌다. 패션과 유통 업계 간 신사협정인 ‘젠틀맨 어그리먼트(gentleman's agreement)’를 제안했다. 캐시미어 전문기업으로서 브론떼훼밀리같은 미들 스트림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미들스트림 기업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AFB총교우회장을 맡는 2년 동안 젠틀맨 어그리먼트를 화두로 삼고자한다. 유통은 유통대로, 패션은 패션대로 프로모션은 프로모션대로 각각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