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F/W 장광효 ‘CARUSO’ 컬렉션 - ‘카루소’ 과거와 현재, 동서양을 넘나들다

연암의 ‘열하일기’테마로 한국 전통미를 글로벌 감성으로 재해석

2019-05-18     이영희 기자
장광효 디자이너는 매 시즌 전통과 예술문화를 패션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전통과 모던,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면서 확고한 카루소만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내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남성복 디자이너로서 패션계와 후배들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매 시즌 컬렉션을 통해 자부심을 심고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고 있다. 2018F/W 컬렉션은 지난 3월 20일 헤라서울패션위크와 5월 9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의 이색 런웨이를 통해 펼쳐졌으며 ‘카루소’는 전통, 문화예술과 어색함없이 어우러짐을 입증했다.

이번 컬렉션은 실용과 개방을 주창한 연암 박지원의 청나라 탐방기 ‘열하일기’를 테마로 불안한 현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자 한 연암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국적 문물에 대한 경외심을 장광효식으로 표현했다.

90년대 모던 보이를 떠올리게 하는 단정한 수트와 오버핏 코트, 내공이 느껴지게 하는 테일러드하고 미니멀한 현대적 의상에 이어 고전적 모티브가 새겨진 셔츠, 생경한 누빔치마, 곤룡표에 있을법한 금박자수 등이 한국 전통미를 감지하게 했다.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고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컬렉션을 통해 무리없이 표현해 냈다.

더불어 러플소매, 리본, 쉬폰 블라우스, 주름치마 등의 젠더리스 룩을 무리없이 연출했다. 이러한 의상들은 최근 서울 365 서울시립미술관 패션쇼로 이어져 대중들에게 소개됐다. 개관 30주년을 맞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저녁 7시 예술작품을 배경으로 펼쳐진 런웨이는 ‘예술과 패션의 만남’이라는 특별한 무대연출로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장광효, 미술관에 가다!’는 평소 카루소가 지향하는 패션과 예술의 만남, 예술과 문화를 패션으로 승화하고자 하는 이념에 부합하는 컬렉션무대였다. 한편, 장광효 디자이너는 박남규 모자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지난해 이어 이번에도 전체적인 스타일링에 완벽을 기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