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회장 “섬유패션산업 연착륙에 전력 다하겠다”

‘2018 섬유패션 CEO 포럼’ 평창서 개최 산업 위기감 반영된 듯 차분히 진행 돼

2019-05-25     정기창 기자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문제의 연착륙을 위해 노력 중이다. 최저임금 문제는 되돌리기 어렵다고 해도 통상임금 산입범위 해결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는 탄력근무제를 (유리하게) 도입하는데 일조해 달라.”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2018 섬유패션업계 CEO 포럼’이 5월 23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됐다. 올해 포럼은 수년간 지속되는 불황의 영향인 듯 예년보다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5월 내내 이어졌던 징검다리 휴일과 6월 열리는 중소기업중앙회 포럼 등 영향으로 참석자는 전년과 비교해 약 40~50여명이 줄어들었다.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회장은 23일 개회사에서 “올해 섬유류 수출은 7% 늘었지만 수입은 17%나 증가했다”며 “국내 사업 환경이 어렵고 힘들다는 점을 모두 몸소 경험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성 회장은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적 불확실성 증대가 야기한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위기상황에 대한 고충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외에 업체간 과당 경쟁,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에 대한 문제 지적도 이어졌다.

성 회장은 “면방업계는 (지속적으로) 생산캐퍼가 줄고 있는데 이는 서플라이 체인에 영향을 준다”며 “싹은 자르지 말고 뿌리는 뽑히지 않도록 해야 더 참혹한 상황으로 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빅 벤더들의 과열 경쟁, 원자재 상승 및 환율상승으로 (기업들)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서로 격려하고 노력해 이런 상황이 굳어지지 않게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최근 이어지는 경영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면 자칫 국내 섬유패션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2014년 회장 취임 이후 수출이 감소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밝은 메시지를 전하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만큼 격한 단어들이 동원됐다.

포럼에 참석한 한 기관 관계자는 “이전에도 업계는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해 왔지만 지금은 질적으로 다른 양상으로 보인다. 정말 힘겨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우리 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이날 축사에 나선 강경성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작년 우리나라는 3년만의 최고치인 3.1% 성장했지만 섬유는 오히려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산업입지가 좁아져 현장이 어려운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변곡점을 재도약 기회로 삼자”며 “최저임금과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문제와 관련해 현장의 얘기를 잘 듣겠다”고 덧붙였다.올해 CEO 포럼은 한준석 지오다노 대표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최두환 포스코ICT 대표의 ‘Smart Factory Made Easy’, 김길선 서강대 교수의 ‘한국형 중소기업 제조혁신모델과 구현방안’ 등 4차 산업혁명 대책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특히 한준석 대표는 한국 섬유패션업계의 지속가능 성장에 대한 강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한국 섬유패션산업 밸류 체인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전략적 해결방법을 일목요연하게 풀어내는 등 수준급 강연 실력을 보였다.

2003년 시작돼 올해 16회를 맞은 섬유패션업계 CEO 포럼에는 산업부 강경성 국장, 국제섬유생산자연맹(ITMF) 자스윈더 베디(Jaswinder Bedi) 회장, 섬유패션업계 CEO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영원무역, 실론, 도레이케미칼, 국동 등 17개 기업 및 단체에서 후원물품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