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업계 노사갈등, 성수동에서 재점화
민주노총 제화지부, 서울시·성동구청에 공임 현실화 교섭 촉구
2019-06-08 정정숙 기자
제화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공임 인상 및 퇴직금 요구가 수제화 산업의 메카인 성수동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이하 민주노총 제화지부)는 지난 5일 서울 성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임현실화와 소사장제철폐, 노동권3권 보장 등의 공동 요구안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제화 장인 2600여명이 종사하는 성수동은 수제 구두의 메카지만 수제화를 만드는 장인은 그림자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성동구청은 장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화노동자 권리 찾기와 지역경제 나아가 시장경제를 살려야 한다”며 성동구청에 이를 시정할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특수고용노동자인 성수동 제화기술자들은 구두 한 켤레당 갑피(구두 위쪽 디자인 공정)와 저부(밑창, 굽, 깔창 구두 바닥 공정) 각각 4000~5000원 공임을 받는다. 성수구청에 따르면 성수동은 수제화 제조 공장 약 300여개 업체, 2600여명 제화기술자들이 일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특수고용직 소사장인 제화공은 다른 업종 기술자 노임단가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임을 받고 있다”며 “이들은 공임 인상과 퇴직금 및 산재보험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성수동 제화노동자 공동 요구안은 크게 3가지다. 한 켤레당 갑피 및 저부 공임 각각 3000원을 인상하고 소상장제를 폐지해야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제화노동자 권익향상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탠디 하청업체 소속 제화기술자들이 공임인상과 퇴직금 요구하는 파업 투쟁으로 시작됐다. 지난 5월11일 4차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민주노총은 탠디 합의와 별개로 이날 성수동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제화노동자 300여명은 5월 두 차례(11일과 25일)에 걸쳐 제화노동자 결의대회와 대표자 선출 및 집단 교섭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김선기 교육선전국장은 “탠디 노동자 투쟁은 노동조건이 열악한 제화업계 전반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국내 최대 수제화 밀집지역인 성수동에서 제화노동자 권리찾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정기만 제화지부장은 “서울시와 성동구청은 수제화기술자 표준공임단가 등 노동조건 결정을 위한 교섭 연 1회 개최와 백화점, 홈쇼핑 등 유통 수수료 인하 및 낙후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제화지부는 오는 19일 제화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한 대책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 서울시, 노동청, 성동구청에 제화노동자 권리를 찾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촉구하는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