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에서 술 마시며 보는 파격적 실험연극 무대 올라

'코리아 실버스탁' 20~23일 대학로

2019-06-18     정기창 기자
연극이 순수예술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격식을 벗고 대중 앞에 나선다. 일반인에게 친숙한 호프집이라는 장소도 그렇고 더군다나 공연 중 술을 마시고 핸드폰까지 써도 상관없다니 이보다 파격은 없다. 오는 20~23일간 대학로 '비어할레' 호프집에서 막을 여는 '코리아 실버 스탁' 이야기다.

'예술극단 판'의 서영석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서구의 연극만이 지상 최고의 예술인양 너무 근엄한 포장으로 유입됐다"며 "공연의 다양성 측면에서 관객과 함께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파격적 실험의 배경을 밝혔다.이 작품은 연극영화과 교수출신 극작가, 연극연출가, 호프집 사장 겸 DJ인 준영이 주인공으로 나와 연극영화계의 모순, 미투 사건에 대한 일상 담론 등을 7080 히트곡과 함께 담아낸다. 형식에서 보이는 파격처럼 대사도 예사롭지 않다. 이 공연에서 준영 역을 맡은 이창호는 "욕이 난무하고 외설적 대사들이 많아 처음 대본을 받아 들고 망설였다"고 말했다. 막내 배우, 성기역의 김광렬이 그럼에도 참여하게 된 이유는 "실험극에다 무대가 극장이 아니니까 편하게 'Play(연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영석 대표는 "순수연극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는 외설적 표현과 욕설이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7080 노래들과의 적절한 믹싱으로 공연을 술을 마시며 즐길 수 있다"며 "예술의 존재 이유나 순수예술을 폄하하자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