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스타트업 10選] 우마르헨제이 조대영 대표 - 고객이 한달씩 기다려 받는 주문생산 가방

2019-07-13     정정숙 기자
인조원단을 사용한다는 브랜드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도 판매에 영향은 없을까. 알바이앤씨(RB E&C)의 핸드백 브랜드 ‘마르헨제이(Marhen.J)’는 인조원단에 주목한다. 동물 가죽을 대체하는 소재로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원칙을 고수한다. 장식은 최대한 없애는 모던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24K 순금도금 장식의 부자재를 사용한다. 초기 온라인 시장을 겨냥했고 올해 오프라인 시장을 확대했다. 런칭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에 진출했다. 지난 6월29일 첫 직영 오프라인 매장을 아이파크몰에 열었다. 조대영 대표는 금오공과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다. “K팝 스타 음반과 굿즈 아이템 등을 만들면서 ‘나만의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고 브랜드 런칭 배경을 설명한다. 채식주의자인 그는 ‘천연 가죽에 밀리지 않고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했다. 지난해 온라인 자사몰에서 미리 주문을 받는 오더메이드 시스템을 진행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제품 가격의 30%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는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브랜드는 재고리스크와 그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기본 1~2주동안 주문받아 4~6주 걸려 배송한다. 6월말 주문을 마감한 캔버스백인 리키백은 1차 완판됐다. 제니미니 크림화이트백도 50%할인된 가격에 오더메이드 방식으로 주문을 받았다. 그는 오더 메이드에 대해 “브랜드는 갈수록 재고 부담감이 커진다”며 “적정 재고를 남겨 경영효율화를 위해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고객과 소통을 인기 비결로 꼽았다. 언박싱(상품 포장을 풀고 작동해 보이는 것) 영상 컨텐츠도 소통창구 역할을 했다. 언박싱 영상을 올려 고객이 제품을 체험하게 한다. 이 영상은 고객들에게 가방이나 박스를 푸는 재미를 리얼하게 보여준다. 상자를 풀고 제품을 꺼낸다. “이제 좀 살펴볼까. 고급진 24K 골드도급 심벌, 마르헨제이 각인, 내부가 궁금해. 처짐 방지 2중 패드를 두드린다. 8단 스트랩 길이 조절 등을 보여준다. 미니 백에 우산, 지갑, 핸드폰, 카메라 등 10여 가지 제품이 수납된다.”

이 영상을 본 고객은 제니백에 도라에몽 마법 주머니라고 이름을 붙였다. 로즈백, 제니백 등도 고객이 이름을 지었다. 상품력에 대한 신뢰도가 쌓여 인조 가죽이라는 것이 안 믿긴다. 인조 가죽은 싸구려 제품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는 고객평이 많다. 마르헨제이는 해외에도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3대 온라인 쇼핑몰인 VIP닷컴에 입점 절차를 마쳤다. 조 대표는 “한국 내 지사가 있는 VIP닷컴이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를 보고 먼저 연락이 왔다”며 “올해 오프라인 매장 관리와 함께 해외사업에 치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바이앤씨는 어려움에 직면할 때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실천하며 돌파구를 찾는다. 그는 “엎어진 곳이 전환점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하면 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한다. 주 35시간 근무제와 오더메이드 프로젝트도 그때 진행했다”고 밝혔다. 알바이앤씨는 작년 7월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주 35시간 근무는 브랜드 가치인 ‘여유, 여백’을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