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SPA ‘GU’ 진출…패션업계 “기울어진 운동장서 역차별”

유노키 오사무 대표 “수수료는 비밀” 공개 꺼려 업계, 12%대로 추측…한국기업은 20%대

2019-07-20     정정숙 기자
일본 초저가 SPA 브랜드 ‘GU(지유)’가 한국시장에 본격 상륙한다. 업계는 최고 저가를 표방하는 GU가 오는 9월 14일 롯데월드몰 입점을 공식화함에 따라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GU는 특히 대부분 상품이 1~2만원대 초저가 상품이 주력이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한국 내수 시장을 두고 우리 기업들과 제로섬 게임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GU가 국내 1위 유통사인 롯데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함에 따라 중저가 브랜드 10여 곳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는 한국 브랜드에는 고가의 수수료를 매기면서 GU 같은 해외 브랜드에는 유리한 수수료를 적용하며 한국기업을 역차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롯데와 일본 GU측은 입점 수수료와 관련, 노코멘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일본 GU 유노키 오사무(Osamu Yunoki) 대표는 수수료율을 묻는 기자 질문에 “판매 수수료는 비밀이다”고 공개를 꺼렸다. 업계는 GU의 수수료율이 한국업체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GU 판매 수수료는 12%대로 추측된다”며 “20%대를 적용하는 한국기업과 비교해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한국 브랜드는 매장 면적에서도 밀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입점한 브랜드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하몰 입점 업체 관계자는 “이곳에 있는 한국 패션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매출에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자라와 유니클로에 이어 이번에 GU와 합작형태로 한국 진출을 돕는 롯데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유니클로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 리테일링사와 롯데쇼핑(지분 49%)의 합작회사인 FRL코리아는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롯데월드몰점에 9월14일 지유 1호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노키 오사무 GU대표와 오사코 히로후미 (Hirofumi Osako)FRL코리아 GU한국사업책임자가 참석해 국내 진출 배경과 성장전략을 밝혔다. 지유는 2006년 10월 일본 지바현 미나미교토쿠에서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일본 및 해외 시장에서 총 393개(2018년 7월 현재 기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10~20대 소비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지유는 작년(8월말 결산법인) 1991억엔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시장은 2013년 상하이, 중국, 홍콩, 대만 등에 진출했다. 국내 지유 1호점은 1388㎡(420평) 규모다. 남성, 여성과 키즈 등 전복종 라인업을 전개한다. 매장에는 컬러 및 메이크업 등 패션 관련 연수를 받은 ‘GU 어드바이저’가 고객에게 맞는 스타일링을 제안할 예정이다. 오는 8월 1일 공식 앱을, 9월1일에는 온라인스토어를 런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