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 중소상인들 “대기업 불법유통으로 피해봤다” 집단 시위

지난달 29일 가든파이브 현대시티몰, NC백화점 앞에서 집회

2019-10-05     정정숙 기자
문정동 로데오 거리에서 장사하는 중소 상인들은 유통 대기업들이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서 불법영업을 하고 있다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문정로데오비상대책위원회(이하 문정로데오 비상위)는 지난달 29일 오후2시 현대시티몰과 NC백화점 송파점의 불법 장외영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문정동 로데오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원으로 구성된 문정로데오 비상대책위원회 200여명은 “대기업 유통점이 하는 영업장외(가든파이브 중앙광장) 판매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현대백화점과 이랜드에 불법영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문정로데오 비상위는 두 시간 가량 NC백화점과 현대시티몰 앞에서 집회를 열고 송파구청과 서울시에 책임있는 행정을 펼칠 것을 촉구했다. 문정동 로데오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김경환 이사장은 “대형유통인 현대백화점은 중소상인들과 협력해 동반성장하자며 상생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은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며 이곳에서의 영업은 불법이다.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이뤄지는 광장 내 유통대기업들의 불법 영업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정동 로데오에서 매장을 열고 있는 한 상인은 “작년 현대시티몰이 오픈 한 후 로데오 매장들은 매출이 평균 30%이상 떨어졌다”며 “대형 유통회사들은 가든파이브관리단(청계천 상인 출신의 구분소유자들로 구성)이 광장에서 영업을 계속 하기를 원한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동로데오 비상위는 “현대백화점 및 NC백화점 측과 가든파이브관리단이 서로 책임을 떠 넘기며 광장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파구청은 광장(공개공지) 민원이 제기되자 가든파이브관리단 앞으로 몇 차례 불법 이용에 대한 벌금을 부과했다. 문정동로데오 비상위 측은 “3년 동안 1억3000만원 정도 벌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동 가든파이브는 SH공사가 옛 청계천 상인들 정착을 돕기 위해 송파구 문정동에 조성한 쇼핑몰이다. SH공사와 송파구청 등은 상권이 침체기에 빠져들자 NC백화점과 현대시티몰을 입점시켜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2010년 문을 연 이랜드의 NC백화점과 지난해 오픈 한 현대시티몰이 가든파이브 광장을 중심으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두 몰은 대부분 아울렛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은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과 비슷한 6061㎡ 규모다. 주말인 지난달 29일도 NC 백화점 송파점과 현대시티몰 입점 브랜드들이 대형 천막 40여개를 설치하고 행사 매대에서 아울렛 상품을 균일가로 판매하고 있었다. 1993년 브랜드 상설할인시장으로 시작된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는 가든파이브와 1km 내에 위치해 있다. 200여 아웃도어 스포츠를 비롯한 의류, 신발 등 패션아울렛 브랜드가 밀집돼 있다. 이곳은 중소상인들이 운영하는 상설할인매장이다. 중소기업청이 지정한 전통상업보존지역으로 지정돼 인근 1km 이내에 대형마트 입점이 제한돼 있지만 아울렛은 규제대상에서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