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S/S헤라서울패션위크 지상전(중) -“서울패션위크 차별화 할 중견·기성들 폭넓은 참여 요구돼”

실력있는 신진 발굴은 긍정적…‘다양성 부재’는 여전 올해의 베스트 디자이너 ‘뮌’ 한현민, 헤라서울리스타 어워드 ‘막시제이’ 이재형 수상

2019-10-26     이영희 기자
2019S/S헤라서울패션위크의 마지막날인 20일 저녁 시상식에서 올해의 베스트 디자이너에 ‘뮌’의 한현민이, 헤라서울리스타 어워드에는 ‘막시제이’ 이재형이 각각 선정돼 상을 수상했다. 이날 명예디자이너 어워드는 오프닝쇼를 한 우영미 디자이너와 30주년 기념 특별전시를 연 박춘무 디자이너에게 돌아갔다.

정구호 총 감독이 현대홈쇼핑과 조성한 ‘J BY패션발전기금’에서 한현민 디자이너에게 2억원이, 이재형 디자이너에게 5천만원이 수여됐다. J BY패션발전기금은 헤라서울패션위크를 통해 성장한 유망 디자이너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대홈쇼핑 임대규 부사장이 서울디자인재단에 전달해 조성됐다.이와함께 2019 10소울(10SOUL)에는 비스퍽(BESFXXK), 부리(BOURIE), 디앤티도트(D-ANTIDOT), 한철리(HAN CHUL LEE), 막시제이(MAXXIJ), 모호(MOHO), 뮌(MUNN), 푸시버튼(PUSH BUTTON), 와이씨에이치(YCH), 유저(YOUSER)가 선정됐다. 10소울에 선정된 브랜드들은 내년 한 해 동안 해외 유명 백화점 및 편집샵에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개최하는 등 해외 홍보, 마케팅, 컨설팅과 같은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2019S/S헤라서울패션위크는 15일부터 6일간 42개 브랜드 서울컬렉션, 24개의 브랜드의 제너레이션넥스트 패션쇼 등이 펼쳐졌으며 121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한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 33개 오프쇼가 함께 진행됐다. 해외 유명백화점 및 온라인 편집샵 바이어 30여명, 아시아권 백화점 및 편집샵 바이어 130명을 포함 총 250여명이 참석했고 행사기간동안 총 29만여명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윤수·최복호 등 한국대표 디자이너 내공 과시
서울패션위크에서 한국패션의 위상을 대표하는 중견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은 매 시즌 새로운 시도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박윤수 디자이너는 글로벌 업스케일 캐주얼 ‘빅팍’의 19번째 서울컬렉션 무대를 열었고 최복호 디자이너는 데뷔 45주년을 기념해 더 젊어진 감성을 과시했다.

‘빅팍(BIGPARK)’의 무대는 더욱 젊고 신선하고 경쾌
지난 18일 2019S/S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런웨이를 장식한 박윤수 디자이너의 ‘빅팍’ 컬렉션은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고수하면서도 색상과 소재, 디테일에서 로맨틱한 요소를 세련되게 접목시켜 패션피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19S/S를 기다리게 만든 ‘빅팍’의 이번 패션쇼는 스위스 레만호수의 자연이 선물해 준 마음의 치유, 치유의 시간들, 새로운 경험에 대한 낭만적 열정을 ‘콘 아페토(Con Affetto)’라는 테마로 작품들을 풀어냈다.아트워크 스튜디오 ‘줄라이칼럼’과 흥미진진한 시즌 테마를 소개해 온 ‘빅팍’은 이번 패션쇼에서 레만호수 여행 중 감동의 파문을 던진 낭만 가득한 풍경들, 백조, 꽃, 나뭇잎 등 순수한 색감의 조화를 작품에 담았다.

시그니처 아이템인 오버사이즈 아우터는 클래식에 기반한 모던하고 역동적인 스타일의 트렌치코트, 드레시한 젠더리스 트렌치 류 등으로 표현돼 여행자의 발걸음처럼 활기차게 런웨이를 누볐다. 캣워크의 동선을 따라 가볍고 경쾌하게 나풀거리는 러플장식은 로맨틱함을 배가시키면서 페미닌 무드와 자유로움을 느끼게 했다.

젠더리스 무드의 여성복과 함께 빅팍이 매 시즌 욕심을 내고 있는 남성복 또한 이번시즌에 7스타일이 올려졌다. 부드럽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소재와 넉넉한 재단, 세련미가 여행지의 럭셔리한 캐주얼 웨어를 각인시켰다.몸을 구속하지 않고 자유로운 실루엣은 매력적인 요소로서 ‘빅팍’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했다. 컬렉션 전반의 플레어한 실루엣들과 자유롭게 커팅한 햄 라인 등 쿠튀르적 요소 또한 돋보였다.옐로 오렌지, 그린, 스카이 블루 등 벌써부터 봄의 설레임을 유발하는 컬러와 함께 화려하고 경쾌하지만 과함을 배제한 디자인의 의상들이 박윤수 디자이너의 고민과 열정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했다.

데뷔 45주년을 맞은 최복호 신선미 배가
2019S/S헤라서울패션위크 패션쇼에서는 쉼없이 도전하는 패션계 거장의 새로운 시도와 젊은 감성이 느껴졌다. 지난 19일 (주)씨앤보코가 전개하는 최복호 디자이너의 브랜드 ‘CHOIBOKO’는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REBOOT’의 개념을 패션과 컬렉션에 부여해 신선한 무대를 선사했다.

최복호 디자이너는 지난 45년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해 왔으며 뉴욕 패션위크, 파리 프레타 포르테, 트라노이, 루마니아 패션위크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90여회 이상의 컬렉션을 통해 작품을 풀어놓았다.REBOOT를 테마로 한 패션쇼에서 첫 번째 소테마는 K-POP걸그룹 ‘소나무’를 형상화한 오브제로 구성, 멤버 개개인의 튀는 개성과 발랄한 이미지를 의상, 가방, 스카프, 쿠션, 인형 등 토탈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담아내 소개했다. 걸그룹 소나무는 컬렉션 런웨이의 무대에 올라 의상을 각자의 개성에 맞게 잘 소화해 냈을 뿐만 아니라 공연을 통해 축제 무드를 연출했다.

첫 스테이지부터 경쾌한 에너지를 불어넣어 흥을 돋운 뒤 두 번째 소테마 ‘패턴의 마법(Pattern Inversion)’에서는 하나의 의상이 코트, 자켓, 베스트 등 다양한 복식으로 변화함을 강조했다. 착용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실루엣은 최복호 디자이너가 지난 45년 동안 연구한 입체 패턴의 결과물이다.이외에도 최복호만의 비비드한 감성 표현을 위해 시그니처인 아티스틱한 프린트의 네오프렌을 기본으로 코튼, 리넨 등 테이핑 디테일을 접목했다. ‘REBOOT’란 테마에 맞춰 새롭게 변형된 시그니처를 제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소재간 어우러짐도 강조했다.최복호 디자이너는 이번 패션쇼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브랜드 아이덴티티속에 녹여냈다. 또한 고유의 컬렉션라인 들은 글로벌 감각의 세련되고 독창적인 의상들로 런웨이를 수놓았다.

독창성 주무기 글로벌 라이징 스타들
서울패션위크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신진 디자이너 중심의 스트릿 캐주얼에 집중되는 듯 보인다는 것이다. 박윤수, 최복호, 지춘희, 송지오, 우영미 등에 이어 박윤희, 이청청, 박승건, 윤춘호 등의 허리역할은 다소 버거워 보인다. 불과 몇해 전까지 서울패션위크에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과시하던 중견과 기성들이 가세해 이상적 비율로 다양성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GN(제너레이션 넥스트)을 통과한 신진들의 성장은 긍정적 성과로 손꼽히지만 ‘서울’패션위크를 대변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다. ‘그리디어스’ 박윤희, ‘라이’ 이청청, ‘푸시버튼’ 박승건, ‘YCH’ 윤춘호는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 그들만의 시그니처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여전히 마니아들은 열광했으며 열기를 불어넣었다. 2019S/S서울패션위크에서는 그리디어스 박윤희의 뒤를 이어 자신들만의 감각적 그래픽디자인으로 생동감을 불어넣은 뉴 페이스들이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두칸 최충훈과 만지의 김지만 디자이너가 그 대상이다. 최충훈 디자이너의 지난 19일 2019S/S헤라서울패션위크 데뷔무대는 ‘두칸’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감지됐다.

화려한 그래픽 아트와 패션만남
두칸 최충훈 디자이너는 2019S/S 두칸(DOUCAN)컬렉션의 테마를 37.2Breathtaking!로 정했다. 런웨이를 화려하게 수놓은 의상들은 열정적으로 사랑할 때의 체온, 본능의 온도를 표현할 만큼 극강의 비주얼을 자랑했다.

매 시즌 직접 프린트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표출하고 있는 최충훈 디자이너는 본능적 사랑, 아름다움을 그 만의 패턴으로 펼쳐 놨다. 마치 야생의 들판을 뛰어다니는 듯한 프린트물들은 신체를 구속하지 않는 부드럽고 세련된 실루엣으로 모델들의 캣 워크를 다이나믹하게 이끌어 냈다.골드, 레드, 옐로우, 블루 등 과감한 색상들이 기하학적 패턴과 만나 동양적이거나, 열대 우림의 신비로움, 아프리카 초원의 원초적인 감성을 느끼게 해 줬다. 최충훈 디자이너는 자연, 빛, 시대의 사물 등을 오리엔탈 판타지 감성으로 직접 그려서 재해석한 그래픽 룩을 선보여 왔다. 이번 시즌에 서울패션위크 온 타임에 데뷔했지만 그 동안 디자이너로서, 그래픽 아티스트로서 차근차근 경력과 내공을 쌓아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만 이번 무대는 두칸의 아이덴티티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이 앞선 듯 강약 조절이 어려웠던 것 같다. 더욱 진화되고 공감대를 형성할 다음시즌이 기대되는 디자이너다.그라피스트만지(graphiste Man.G) 김지만 의 패션쇼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화가 출신 아티스트 김지만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디자이너로서 지속 성장에 기대가 모아지는 무대였다.그라피스트만지의 2019S/S헤라서울패션위크 패션쇼는 김지만 디자이너가 직접 무대에서 작품을 그리는 것을 시작으로 자유분방한 악동들의 등장으로 흥을 돋웠다.

세미 힙합스타일의 의상부터 평범을 거부한 시그니처 모티브와 숨어있는 반전의 디테일까지 시종일관 시선을 붙잡는 스타일이 속속 등장했다. 자유로운 스트릿 무드속에서 지루할 틈없이 시그니처 캐릭터들이 위트넘치는 스타일에 접목됐다.

의상뿐만 아니라 무심한 듯 허리에 묶은 스카프와 변형된 헤어밴드와 크로스백, 그물스타킹과 화려한 색상의 스타킹, 각종 액세서리들이 어우러져 신선하고 발랄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워크웨어에 다양한 컬러를 활용한 그래픽과 마스크, 두건, 헤어밴드 등이 포인트로 쓰였고 카무 플라주 스카프로 드라마틱하게 연출한 퍼포먼스로 주위를 환기시켰다.신체를 구속하지 않는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스트릿 캐주얼부터 오버사이즈 자켓과 앞, 뒤가 다른 반전 변형 트렌치, 두 개의 다른 소재와 패턴이 만난 셔츠 등 새로운 시도도 감지됐다.

“그라피스트만지의 옷을 실제로 경험한 소비자들과 함께 즐길수 있는 대중과 호흡하는 옷을 선보이길 희망한다” 는 소감대로 치우침없이 한계를 극복하고 디자이너로서 성장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