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10번 출구 앞 KEB하나은행 강남점에 가면 커피를 마시고, 라면이나 문구류를 사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어요.” KEB하나은행 강남점과 29CM 만남이 벌써부터 화제다. KEB하나은행 강남점은 기존 은행과 달리 커피와 편의점에서 사기 쉬운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 물론 오후4시 셔터가 내려진 은행공간에는 커피숍과 편의점형 29CM스토어가 고객을 맞이한다.
에이플러스비(대표 이창우)의 29CM가 지난 15일 KEB하나은행과 협업해 큐레이션 샵 ‘29CM스토어’를 강남역에 오픈했다. 지난 22일 기자는 이번 사업을 진두지휘한 29CM 김세일 부사장<사진>을 은행에서 만났다. 김 부사장은 광고 기획, 디자인디렉터, 잡지편집장 등으로 두루 경력을 쌓았고 3년 전 29CM 대표 제안으로 입사했다. 29CM에서 컨텐츠, 광고, 신규사업을 맡고 있다.
강남역에 온라인 편집샵 29CM가, 그것도 은행에 들어섰다니 신기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오른쪽에 은행창구가 있고 왼편으로는 29CM스토어와 커피 카페 ‘앤트러사이트’가 보였다. 중앙에는 커피를 마시거나 쉴 수 있는 라운지가 마련돼 있었다. 20여명 고객들이 차를 마시거나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29CM는 온라인에 구현한 시각적인 느낌을 이 매장에도 그대로 옮겼다. 내부 인테리어는 온라인에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시각적인 ‘톤앤 매너’를 담아 집기류와 의자, 테이블, 벽면 등을 블랙과 화이트로 꾸몄다. 29CM스토어는 굿즈, 오피스, 패스트 푸드, 신선식품 등을 판매한다. 가격 옆에 사용자 경험을 적었다. 추천 아이템은 누가 추천했고 어떤 상품인지 친절히 설명한다. 라운지에 놓인 의자와 가방을 걸어놓은 집기류도 고객이 살 수 있게 브랜드 스토리와 구매방법 택이 붙어 있다. 김세일 29CM 부사장은 “29CM가 오프라인에 진출한다면 패션 아이템보다는 일상용품이 더 적합하다고 느꼈다”며 “소비되는 채널은 편의점이 아닐까라는 소비채널과 아이템의 상호관계성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29CM는‘더 가까이에서, 더 나은 선택을 돕는 29CM 스토어’라는 미션으로 좋은 브랜드를 발굴해 컨텐츠와 함께 소비자에게 제안한다. 트렌디한 것보다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 더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것을 사고 싶어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편의점매장이다.1인 가구와 가치소비를 즐기는 고객을 고려해 상품을 진열했다. 앞으로 신선한 샐러드 등으로 제품을 늘릴 예정이다. 요괴라면과 제주맥주 등은 다른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아이템이다. 요괴라면은 오픈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을 다 팔았다. 김 부사장은 “1인 가구는 묶음보다는 한 가지를 사서 4종류 맛을 다 먹고싶어한다. 요괴라면은 1인가구와 가치소비를 즐기는 고객을 고려한 MD구성이 적중한 예”라고 말했다. 강남역에서 모임이 많아 자주 찾는 2030세대에게는 선물용 굿즈 상품과 리빙·문구류도 인기가 높다. 29CM는 컨시어지(concierge) 관점에서 유통하는 브랜드들을 고객에게 알려주고자 한다.그는 “이곳이 단순히 판매를 위한 공간보다는 우리가 제공하는 컨텐츠(클래스, 행사 대관, 강연, 팝업스토어)와 브랜드 스토리를 경험해 사람들이 공간에 대해 직접 체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