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봉제공장 스마트팩토리, 3년내 자동화 단계 진입”
GT KOREA 2018, 선진 봉제자동화 설비 대거 선 봬
전문가들 “설비 도입 가격 현실화가 최대 관건”
2019-11-16 정기창 기자
국내 의류봉제 스마트팩토리는 전체 공정을 100으로 봤을 때 현재 30% 정도는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지금 IT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향후 3년이면 최소한 반 무인화 라인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지난 16일 폐막한 ‘GT KOREA 2018(국제봉제기계·섬유산업전시회)’ 출품 기업 대부분은 최근 제조업 스마트팩토리 기류를 반영, 자동화 라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내 최대 봉제자동화 시스템 재봉기 업체인 썬스타(대표 손병준)는 스마트패턴 재봉기에서 자동 봉재 전용기까지 일련의 자동화 시스템을 선보였다. 스마트 재봉기는 실의 장력, 노루발 압력, 땀 폭 등 미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수작업을 디지털로 제어하는 자동화 설비다.
이 회사 이동규 연구소장(전무이사)은 “의류봉제 생산현장은 앞으로 3년 이내에 반 자동화 수준까지 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설비 도입 비용을 얼마나 떨어뜨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현재 기술로도 어플리케이션만 일부 보완하면 완전자동화 할 수 있는 수준에 와 있으며 봉제공장 자동화도 분명히 풀릴 수 있는 숙제”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전시장에는 사람처럼 두 팔을 사용하는 프로토 타입의 봉제 로봇이 뜨겁게 현장을 달궜다.
일본 가와사키 로보틱스에서 개발한 이 봉제로봇(duAro-SR)은 ±0.05mm의 미세한 정밀도로 작업할 수 있다. 국내 협력사인 (주)NT로봇 김경환 고문은 “카이스트와 협력, 압력 및 수평방향 미끄러짐 같은 센서를 달고 통합제어시스템을 직접 개발해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봉제공장 스마트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 윤혜준 박사는 스마트팩토리의 정의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윤 박사는 “한국 봉제공장 스마트화는 현재 30정도로 본다”며 “완전 자동화에 앞서 공정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고 비숙련공을 숙련자처럼 일할 수 있게 하는 정도는 이미 현장에서 운용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주)삼환티에프가 주관하고 생기원과 유아이테크, 썬스타,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이 참여하는 ‘스마트 봉제자동화 시스템’ 사업은 이미 본 궤도에 올라섰다. 군복 생산 기업인 삼환티에프는 2017년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년 작업 능률이 올라가고 있다. 생산성이 작년 7% 향상된 데 이어 올해는 1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자동화 범위를 높이고 직원들이 발전된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급격하게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이다.
삼환티에프는 자동화용 단말기 30대를 운용하고 2000여평 부지에 편직에서 방사, 봉제까지 대단위 설비를 가동하면서 기존 ERP 활용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사업 마지막 해인 내년에는 최종 완성품 검사(inspection) 단계까지 완료해 ‘한국형 의류봉제 스마트팩토리’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설비도입 비용이다. 이 시범사업은 내년 사업종료시점까지 33개월간 총 2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일반 기업이 도입하기에는 아직 돈 문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썬스타 이동규 연구소장은 “최저 임금이 올라가면서 봉제 종사자 (신입) 연봉이 연 2000만원을 넘어섰다”며 “최소한 1년치 연봉 수준까지 설비 단가가 내려가면 자동화 봉제라인 도입은 급격히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