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수요예측 실패한 여성복, 올해는 어떻게?
정상 판매 부진…다운은 할인판매에도 안팔려
헤비아우터 수요 無…코트류 평년 수준
2020-02-15 나지현 기자
여성복 업계가 이번 겨울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올 하반기 생산 투입 시기를 앞두고 고심 중이다. 지난해 폭염에 이어 겨울 혹한을 예상했지만 11월부터 따뜻한 날씨와 극심한 불경기 영향으로 아우터 판매 추이 조짐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초반부터 매출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일찍부터 판촉전에 총력을 기울이며 추위가 오기만을 기다렸지만 혹한은 없었고 평년보다 다소 높은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이에 주요 유통사 여성복 부문 지표는 11월~1월까지 모두 역신장을 면치 못했다.
특히 헤비 아우터에 대한 수요가 매우 미비했다. 패딩에 피로감을 느낀 고객들이 초반 무스탕에 반응을 보이는 듯 했지만 결국은 반짝 수요에 그쳤다. 디자인과 구매 수요에 한계가 있는 무스탕으로 반전을 노릴 만큼의 호응은 얻지 못했다.
오히려 소재와 컬러, 디자인에 있어서 다양성을 갖춘 코트와 리버시블 아이템이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정 아이템에 무리하게 몰빵했던 브랜드는 타 아이템에 대한 수량이 부족해 겨울 전반의 판매율이 10~20%가량 역신장하며 많이 부진했다.
17년 다운·패딩 판매에 재미를 봤던 여성복 한 전문 브랜드는 “완벽한 기획 실패다. 올 겨울까지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4만장 가량 다운 패딩 생산을 늘렸지만 판매율은 반타작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여성복 업체는 “수량을 줄였음에도 판매율이 10~20%가량 떨어진 겨울 장사 성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체들이 상당수다. 고용 불안, 소비 위축 등 심각한 체감경기 하락도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 수익을 포기하고 꺾어파는 것에도 요지부동이라 갈수록 빗나가는 예측에 대비하기 위한 기획 전반의 혁신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 한 관계자는 “국내 내셔널 브랜드들이 겨울 아우터에 대한 매출 비중이 상식 이상으로 너무 높고 트렌드라고 하면 과하게 쏠리는 경향 때문에 고객들의 식상함이 빨리 온다. 쏠림을 지양하고 갈수록 기복이 심한 날씨와 외부 환경을 고려해 균형 잡힌 기획이 선행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분위기 선회를 위해 1월 중하순부터 대부분의 유통은 봄 신상품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일부 브랜드들은 자켓, 트렌치 등 화사한 컬러감의 봄 간절기 물량을 조기 출고해 추이를 살피고 있다. 2~3월 날씨가 다소 일찍 풀리고 봄 꽃 개화시기가 앞당겨진다는 예보가 있어 서둘러 봄 채비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