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 글로벌 마켓 공략 속도낸다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서 11개국 20개 업체와 홀세일 체결
전체 주문 물량 70% 유럽·북미업체…아시아 시장 유통망 확대
2020-03-29 나지현 기자
한섬(대표 김형종)의 간판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자리매김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20개 해외 유명 패션·유통업체와 수출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의 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섬은 지난 1월 프랑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에서 진행된 제 1차 ‘시스템·시스템옴므’ 2019 FW 패션 단독 쇼룸 행사를 통해 전 세계 11개국 20개 패션·유통업체와 홀세일 계약을 맺었다. 이후 3월4일부터7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2차 쇼룸 행사를 열었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미국 블루밍데일즈 백화점, 캐나다 라 메종 사이먼스 백화점, 이탈리아 하이엔드 패션편집숍 ‘안토니올리(Antonioli)’, 홍콩 최대 패션편집숍 ‘I.T’ 등 20곳이다. 홀 세일 규모는 약 100만 달러 한화 11억 원 수준. 수출 품목은 남녀 니트, 자켓, 아우터 등이다. 오는 6월부터 현지에 납품을 시작해 8월부터 판매된다.
한섬 관계자는 “글로벌 패션 시장에 처음 뛰어든 신생 브랜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편집숍 등 다수의 해외 패션·유통업체와 수출 계약까지 체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실적보다 브랜드 알리기에 의미를 두고 쇼룸행사를 열었다.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와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 계약을 맺은 국가가 유럽과 미국이란 점도 눈에 띈다. 수출 계약을 체결한 11개국 중 아시아 국가는 중국과 일본 두 개국이다. 나머지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그리스, 러시아 등 유럽 및 북미 국가가 전체 주문량의 70%를 차지한다.
두 브랜드는 기존 아시아권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독창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봉제기술, 창의적인 소재 적용 등 한섬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류 등 K-컬처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 등도 구매 품목과 규모를 늘리는데 일조했다.
이 같은 호 실적에 힘입어 한섬은 향후 열리는 대규모 국제 패션위크 참가를 통해 시스템·시스템옴므 주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27일부터 개최된 2019 F/W상해패션위크와 6월로 예정되어 있는 ‘2020 S/S 파리패션위크’ 등에도 참가한다. 유럽·북미에 이어 중국 등 아시아권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선다. 아시아 국가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니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한다.
한섬 관계자는 “이번 쇼룸 운영을 통해 중국 패션시장 내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파트너사를 발굴해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개월간 유럽과 북미 패션·유통업체로부터 기대 이상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유럽·북미 시장은 홀 세일에 주력하고, K패션에 대해 인지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은 매장 출점 및 유통망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투트랙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올 초 시스템·시스템옴므 해외 수출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기획 프로세스인 선기획 시스템을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2019년 가을·겨울 제품부터 시스템·시스템옴므 전 제품의 개발 완료 시점을 기존 3개월보다 최대 5개월 가량 앞당겨 제품 기획을 완료했다. 다른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들은 한섬이 도입한 선기획 시스템을 통해 자사의 의류 제품을 패션위크 기간 중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