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1억 규모 서울시 수제화 지원사업 중단위기

시작부터 자격논란, 업체간 불협화음에 내홍 커져

2020-06-14     정정숙 기자
서울시가 도시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민간에 위탁한 ‘성수 수제화 활성화 지원사업’은 내홍으로 일부 사업이 중단돼 좌초 위기에 놓였다. 작년 4월 시작된 이 사업은 불과 6개월만인 10월부터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올 6월 현재 수탁을 받은 업체의 내부 의견 차이로 제조기술자 및 디자이너 인력을 양성하는 ‘서울수제화아카데미’를 제외한 대부분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성수 수제화 활성화 지원사업은 내년(2018~2020년)까지 3년간 총 51억원이 책정됐다. 성수수제화제작소, 서울수제화아카데미, 성수수제화 희망플랫폼 운영이 주요사업이다. 작년에만 17억원이 지원됐다. 올해 예산은 13억 규모로 책정됐지만 아카데미 운영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 사업은 애초부터 잡음이 심했다.
서울시가
서울시는 2017년 12월21일 한양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2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한양여대 산학협)을 우선협상자로 선정 공고했다. 그러나 2018년 1월 22일 한양여대산학협이 우선 협상적격자 자격을 자진 철회하면서 사업 위탁 운영권은 차순위 업체로 넘어갔다. 그 과정에서 차 순위 협상자였던 베르사체홈코리아가 수제화업계 전문가가 아닌 것이 알려지면서 사업 선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차순위로 민간 위탁받은 이 업체는 이름을 (주)서울수제화진흥원(STI)으로 바꿨고 서울시는 승인했다. 이번 사업 중단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5개 업체간 불협화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민간 위탁 주체인 베르사체홈코리아 대표(이후 서울수제화진흥원)가 아카데미 사업을 맡고 있던 업체 대표를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사업 주최 측은 일부 수제화아카데미 강사비를 비롯해 자재값은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회계 감사에서는 몇몇 건이 감사 지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사업 중단의 가장 큰 원인을 전문인력 부재로 꼽았다. 한 수제화 전문가는 “수제화 활성화를 맡은 민간 수탁기관인 STI는 대표를 비롯한 대부분 직원(10여명)이 수제화 관련 전문가가 아니었다”며 “건설이나 인테리어 경력자들이 업무를 보면서 지난해 수제화 사업은 실속없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 두 업체가 어설프게 운영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수제화 사업 발전을 위해 판로 개척 및 사업 영속성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목적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성동구 내 규모가 큰 수제화 회사가 성동구를 떠나고 있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성수동에 남아 있는 업체들이 함께 협업해 상생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서울시 도시 제조업 팀장은 “성수수제화 사업을 전혀 안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계속 성수 수제화 활성화 사업을 할 생각이다”며 “수탁법인 내부 문제가 정리되고 올해 수제화 사업 개편 방안이 마련되면 올해 사업 승인이나 사업비 교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