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인24 체험] 결국 입어봐야하는 맞춤옷…아직은 선택 폭 좁아

2020-07-12     최정윤 기자
지난 5일 오후 3시반 경에 위드인24(Wittin24)에서 맞춘 옷이 주문한지 50여시간이 지나 매장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올해 4월 25일에 문을 연 위드인24는 IT기술을 접목해 ‘누구나 24시간안에 개인맞춤형 옷을 받을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운영하는 동대문 피트인 매장이다. 위드인24 매장에 들어서니 가상으로 옷을 입어볼 수 있는 FX미러(가상 피팅 거울) 두 개가 보인다. 단추를 바꾸고 색을 고를 수 있는 스크린 세 개와 태블릿 세 개도 있었다. 매장 오른쪽에는 같은 디자인을 다른 색으로 만든 샘플 옷들이 걸려있다. 흰색과 파란색을 넣은 코트와 빨간색과 검정색을 배색한 트레이닝복, 오버사이즈 린넨 블라우스, 일자핏 바지를 볼 수 있었다.
먼저 입구에 있는 FX미러에서 가상으로 옷을 입어봤다. 코트를 고른 뒤 주문 스크린으로 옮겨가 베이지와 갈색을 골랐다. 샘플로 완성된 옷을 걸치고 측정한 치수를 마지막 주문에 입력했다. 돈을 지불하자 바로 패턴 캐드(CAD)작업이 시작됐다. 입구에 설치된 FX미러는 입체 아바타를 생성해 옷을 입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바타는 가로로만 회전할 수 있어 후드 모양이나 어깨 장식, 칼라(옷깃) 모양을 정확히 알기 힘들었다. 원단은 자세하게 표현되지 않아 어떤 촉감일지 추측해야 했다. 주머니 모양을 바꿔 보기 위해 옮겨간 스크린에서는 네 가지 색 배합만 선택할 수 있었다. 옷에 따라 러플 모양을 고르거나 허리끈을 없앨 수 있다. 매장 관리자는 디자이너가 정해 놓은 전체 틀을 허물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옷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대부분 총 기장과 팔 길이를 줄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는 미리 만들어진 옷 샘플을 입어보고, 직원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기장과 몸에 맞는 치수를 잰다. 코트 전체 길이가 무릎 아래에 오고, 팔 기장이 손목 가까이 오도록 줄였다. 중간 가봉은 따로 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이즈로 만들어질 옷은 직접 완성본을 입어봐야 몸에 맞을지 알 수 있다. 위드인24 측은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마다 문자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문자 메시지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7월 3일 오후 2시에 주문했던 옷은 7월 5일 오후 3시반이 돼서야 매장에 도착했다. 매장 관리자는 원단이 먼 곳에 있어 시간이 하루 정도 더 걸린다고 했다. 택배 수령을 신청한 소비자는 실제로 옷을 받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