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釜山지역 ‘로드샵·재래상권’ 붕괴위기”
2001-03-20 한국섬유신문
지난 95년 서울 대형백화점의 부산진출로 인해 향토백
화점이 초토화되며 부산지역 의류제조업체의 연쇄도산
을 초래, 업계의 침체기를 조장한데 이어 최근 서울지
역에 근원을 둔 대형 패션쇼핑몰이 개장 또는 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기존 로드샵 및 재래상권에도 대파란이
예상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 부산지역에는 지난해 개점한 르
네시떼 2천7백62개(사상지역 상권), 지난 8일 개점한 네
오스포 2천7백22개(서면상권), 지오플레이스 9백88개(서
면상권), 오는 9월 개점을 서두르고 있는 밀리오레 2천
1백개(서면상권), 서울 디자이너클럽이 인수 개점 예정
으로 있는 이지벨 1천5백개(범일동 상권)등 1만여개 점
포가 들어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공사가 중단된 리온클럽 2천개, 써프스웨어 3백50
개(해운대 상권), 플러스 플러스 3백70개(광복동 상권)
등을 포함하면 오는 2002년까지 대형 패션쇼핑몰 점포
수가 부산지역 소비자 비례 적정수준인 6천여개를
150%를 초과하는 1만3천여 점포가 난립하는 과포화 현
상이 빚어지리라고 본다.
특히 우려할 점은 르네시떼, 네오스포 등은 서울 동대
문, 남대문 등의 도매상권을 찾는 영남지역 구매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개장했으나 MD, 마케팅력의 열세로 구
매자들의 발길을 돌리지 못한 채 소매에 연명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볼 때 2002년 예정되어 있는 1만3천개 점
포가 난립할 때면 기존 로드샵 및 재래식상권의 붕괴는
물론 부산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리라고 본다.
또한 개점 또는 개점을 서두르고 있는 쇼핑몰들이 롯
데, 현대백화점이 위치하고 있는 서면상권으로 집결되
고 있기 때문에 배산임해 지역인 부산의 특수성을 감안
해 볼때 교통대란은 물론 외곽지역 상권 영세업자들의
생활고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부산지역 자금 역외유출현상으로 인해 지역상공
인들이 자금난을 겪게 되리라고 본다.
1만3천여개의 점포에 상품을 비치하기 위해선 엄청난
물량이 필요한데 비해 현 부산지역 의류제조업체의 실
태를 감안하면 90% 이상을 서울지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부산시민 연간 의류지출비 2조원
이 서울로 역외이탈함은 자명하다.
이에따라 부산시 경제진흥국은 지난 9일 부산지역 대형
복합패션몰 대표 및 교수, 그리고 관계자 10여명이 참
여한 가운데 ‘대형의류유통업 부산진출에 따른 간담
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윤종대 기업지원과장은 “신규 창업 수요에 따른 기존
로드샵의 대형점 이전을 감안해도 과포화상태는 심각하
다”며 신설 대형쇼핑몰의 판매망을 기반으로 지역 의
류제조업체와 부산시 그리고 학계와 연계하여 상품기
획, 생산, 판매가 지역내에서 이루어져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참석자들에게 협조
를 당부했다.
그러나 현 부산지역 섬유·패션업계의 실태와 유행싸이
클이 점차 짧아지고 있는 세계패션경향을 감안해볼때
대비책 마련은 요원할 것이며 따라서 향후 대형패션쇼
핑몰간의 과열경쟁으로 인해 상권붕괴는 물론 지역관련
업계 및 부산경제에도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洪 pusan@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