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션업계 온라인발 지각변동…자고나면 문닫는 오프매장
온라인 의존도 높은 의류 신발 산업에 직격탄
한국패션기업 SNS 잘 활용하면 성공 가능성 높아
2020-08-16 정기창 기자
한국에서도 해외 직구로 인기 높은 미국 아동복 브랜드 ‘짐보리(Gymboree)’는 지난 1월 파산신청을 했다. 폐점 매장만 749개에 달한다. 여성복 브랜드 ‘드레스반(Dressbarn)’은 연말까지 661개 전 매장을 철수할 예정이고 신발 프랜차이즈 ‘페이리스 슈소스(Payless Shoesource)’는 2월부터 대대적인 철수작업을 시작, 2600여개에 달하는 매장 문을 닫는다.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 리서치(Coresight Research)에 따르면 7월 기준 폐점 매장은 7062개로 이미 작년 5864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점한 점포는 3017개에 불과했다.
현지에서는 날로 팽창하는 온라인 시장 확대가 오프라인 패션업계 지각 변동을 몰고 오는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의류와 신발은 온라인 쇼핑 의존도가 높아 생산자가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신규 의류 브랜드들이 온라인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코트라(KOTRA)는 “(미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폐점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전략적 마케팅, 홍보 및 프로모션이 패션 브랜드 존폐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팽창과 더불어 소셜미디어에 대한 의존도와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소비하는 의류 소재와 생산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많은 브랜드가 에코 프렌들리 컬렉션을 발표하고 이를 홍보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 의류업체 ‘바이디자인(bydesign)’의 제이 이 대표는 코트라와 인터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가 도래해 디자인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의 의류산업이 인건비, 설비 등 요인으로 저가 대량생산을 하기 어렵다면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유통 바이어를 만나기 어려운 한국업체들은 소셜미디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나도 사업을 시작할 때 수십번 연락을 시도하고 만남을 성사시키기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거나 브랜드 팔로어 수가 많으면 바이어가 먼저 연락하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만 잘 활용하면 낯설고 경쟁이 심한 미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1994년 뉴욕 맨하탄에서 시작한 바이디자인은 작년 4000만 달러 매출을 올린 여성복 기업이다.
코트라는 “저가 시장 (미국에서) 한국 제품은 가격 매력도가 높지 않아 바이어에게 관심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개성있는 부티끄나 편집숍을 통한 진출을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