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마케팅의 虛와 實

2001-03-13     한국섬유신문
피혁패션업계의 고가층 마켓전략이 요지부동이다. IMF이후 중산층 몰락으로 부유층만을 집중공략하는 풍 조가 확산되더니 올해 경기 활성화에 따른 중산층 부활 에도 불구, 업체들의 고가층에 대한 기대심리가 기존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동 업계내에서 고가마케팅이 지속되고 있는 가장 큰 이 유는 중산층내에 독보적인 자리를 잡고 있는 브랜드가 아직 건재, 이에 도전장을 내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데다 피혁패션 트랜드가 현재 캐주얼보다는 정장라인의 고급스러움이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관련시장내 마켓쉐어의 정확한 분석을 통해 전략이 세 워졌다면 업체들의 고가마케팅을 문제삼을 소지는 어디 에도 없다. “이 브랜드는 유럽 어느나라 소재를 사용하고 있어 퀄 리티가 매우 훌륭합니다”라는 회사의 일률적인 교육에 의한, 전혀 사용해 본 경험이 없는 판매사원의 한 마디 와 수입소재를 선호하는 고객의 맞장구는 빈틈없이 맞 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관련 업체들의 새천년에 맞는(?) 새로운 마켓쉐어 분석 법이다. 더욱이 현재 업체들이 이미 출시했거나 곧 출시할 고가 의 제품을 살펴보면 기존 중가 제품과의 차별된 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 직수입브랜드는 차치하더라도 라이센스브랜드의 경우 국내생산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책정된 판 매가는 거품이라고 단정지어도 과언이 아니며 이는 소 재나 장식을 정확히 구분할 수 없는 고객의 무지를 악 용한 것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 이같은 행위는 국내 브랜드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해외 직수입브랜드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고 가격은 고가로 책정, 직수입브랜드를 살 여력이 없으면서 관련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백화점내에서 고가로 선보여 고급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형성한 다음 판매부진을 겪을 때 세일을 단행 해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얄팍한 상술도 빼놓을 수 없 다. 올 S/S에 런칭하는 국내 피혁패션 브랜드 중 某브랜드 핸드백 가격이 국내 최저임금의 2배에 가까운 60만원이 상으로 책정됐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기존 국내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재에 수입장식만을 가미시킨 것 뿐임에도 불구, 원가의 6배, 최고 10배 이 상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어구가 고객의 제품구입시 절 대 진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업체들의 무조건적인 고가마케팅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고려해볼 때다. /허경수 기자 dart@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