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산업구조 대변혁 주역
2001-03-13 한국섬유신문
애초에 구텐베르크가 최초로 책을 인쇄하면서 ‘책은
들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진 않았
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그가 인쇄술을 발명한 것은 아주 무겁고
심지어는 쇠사슬에 묶여 있어 가지고 다닐 수 없는 필
사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그리고 또 1500년 알두스 마누티우스가 책을 들고 다닐
수 있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인간을 해방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책을 들고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상상
하지 못했다.
그리고 가벼운 종이로 된 신문이라는 것이 처음 사람
들에게 선보인 것은 그후로도 한참의 세월이 흐른
1609년 요한 카롤루스가 스트라스부르에서 발간한 ‘관
계’라는 신문이였다고 한다. 혁명은 이런식으로 시작
됐다.
●일상화되어버린 혁명
그런데, 요즘 혁명이란 일상 용어이다.
업계에는 난데 없는 B2B에 대한 열기가 한창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머리 나쁜 사람은 알아듣지
도 못할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 온
기운(溫基云) 산자부장관 자문관은 ‘기업간 전자상거
래(B2B)는 대량생산시대를 열었던 19세기 20세기초의
분업과 컨베이어벨트 생산시스템에 비견되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말을 했다.
물론, 분업과 생산자동화가 대량생산·대량소비라는 20
세기 산업사회를 만들었다면 기업간 전자상거래는 최적
화·효율화된 생산과 소비패턴의 혁명을 가져온다는 의
미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아예 정부의 산업정책을 70년과 80년대 중
화학·수출중심의 중후장 대형 산업에서 90년대 컴퓨
터와 반도체등을 중심으로 한 경박단소형 산업으로 이
동한데 이어, 21세기에는 ‘B2B’로 전환하겠다는 계
획을 밝히고 있을 만큼 이시장에 대해 모두가 절박해져
있는 느낌이다.
물론, 산자부가 주요업종의 기업간 전자상거래를 추진
하는 것도 이같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뒤쳐저서는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위기의식과 산업구조의 고도화 의
지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한 가능성 꽃 ‘전자상거래’
그리고 의류업체를 예를 들면 원단업체, 단추공급업 체
와 백화점이 봉제업체와 디자인업체의 생산공정은 물론
제고수준에 대한 정보까지 미리 알고 최적시간에 맞춰
최적물품을 제공하는 게 B2B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 사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긴밀한
연계와 공동의식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주주참여로 주인의식을 부여하는 방법이 있고, 회원제
모집으로 실리를 부각시키는 방법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기업의 깊숙한 비밀정보까지 경쟁업체는 물론 관
련업체에 공개하는 만큼 고도의 보안과 협조가 필요하
고 이를 뒷받침하는 완벽한 시스템 개발이야 말로 바로
B2B의 핵심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정보통신 인프라가 세계수준
에 근접해 있고 기업과 소비자간(B2C;Business to
Consumer) 전자상거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기업간 전자상거래는 황무지나 다
름없다.
그만큼 가능성도 많고 위험도 많다.
서부시대 흙먼지속에 깃발하나 꽂아놓고 소유권을 주장
하는 것 만큼이나 황당하고 가슴벅찬 일련의 움직임들
이 어느 순간에 ‘혁명’이라는 이름을 달고 역사로 기
록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구텐베르그와 종이인쇄 그리고 혁명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생각보는 요즘이다.
/유수연 기자 yuka316@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