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재활용품 사는 美 밀레니얼 세대
슈프림·오프화이트 마니아, ‘제로웨이스트다니엘’에 매혹
2020-09-23 정기창 기자
다니엘 실버스타인(Daniel Silverstein)은 뉴욕에 기반을 둔 의류디자이너이자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개척자다. 그의 스토리는 디지털 미디어인 버즈피드(Buzzfeed), 마셔블(Mashable)이나 메이드바이구글(Made by Google) 등을 통해 2017년 한 해에만2000만 건 이상 뷰를 기록할 만큼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다니엘을 주목하는 사람들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다. 자투리원단 등 섬유폐기물이나 헌 옷을 재활용해 새로운 옷으로 탄생시키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철학이 환경보호라는 주제와 맞물려 젊은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화려하고 톡톡 튀는 디자인 역시 개성과 비주얼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FIT(뉴욕주립 패션공과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2015년 ‘Zero Waste Daniel’ 브랜드를 런칭했다. 색상과 무늬가 다른 자투리 원단으로 직접 만든(hand-made) 니트를 SNS에 소개했는데 ‘갖고 싶다’ ‘멋있다’는 반응이 오자 브랜드화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봉제공장에서 나오는 쓸모 없는 원단을 활용해 바지와 자켓 등으로 아이템을 늘려가면서 브루클린의 직영점에서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뉴욕시 위생국과 협력해 폐기된 비닐 봉지를 사용한 가방, 재활용 수영복까지 범위를 넓혔다.
물론 가격은 만만치 않다. 싸구려 옷이 넘쳐나는 미국에서 100불이나 하는 티셔츠, 200불 가까운 트레이닝복을 팔고 있다. 그는 “(자투리 원단을 쓰므로) 옷의 색상과 무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높아) 값이 비쌀 수밖에 없지만 또 그런 이유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대중적 인기를 얻었지만 아직도 다니엘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다. 그는 9월 초 일본에서 열린 ‘동경 국제선물 용품전’에 참가, 브랜드를 알리는 한편 현지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그는 일본섬연신문과 인터뷰에서 “슈프림(supreme), 오프화이트(OFF-WHITE) 같은 밀레니얼 세대가 우리 브랜드를 지지해 주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세계 공통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뭔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도 환경보호에 직접 나설 것을 강조한다. 일회용 물건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악취 방지용 베이킹 소다(baking soda)를 쓰거나 코코넛 오일, 식초 같은 가정용품으로 청소세제를 만들어 쓸 것을 권하고 있다.
미국 섬유재활용협의회(Council for Textile Recycling)에 따르면 미국인 1인당 매년 70파운드 이상의 섬유류가 매립되고 있다. 1년에 210억 파운드 이상의 섬유류가 땅 속에 묻히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