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산업(대표 오의용)이 운영하는 사당동 소재 지역단일 점포인 태평백화점은 최근 1년간 부당한 관행과 갑질 논란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본지는 지난 2월 입점 관계자들 제보와 현장취재를 통해 이 회사에 제기된 부당한 압력과 강압적인 유통 갑질에 대해 보도했다. (2월22일자 3면)
이후 경유산업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관련자를 고소했으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9월30일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불기소처분했다.
보도 이후 8개월가량 지난 현재, 태평백화점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취재 결과 당시 제기됐던 문제들 중 일부는 본지 보도 이후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방화구역 내 물건 적재나 열악한 근무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채 여전히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창고 없어 방화구역 내 물건 적재 여전
지난 9월2일, 10월8일 두 차례 기자가 찾은 태평백화점에는 비상구로 통하는 통로와 방화구역, 고객 통행이 활발한 화장실 앞과 엘리베이터 주변에 여전히 상품 박스가 어지럽게 적재 돼 있었다.
물건을 보관할 창고 시설이 없다보니 소방 점검 고지가 나오면 급하게 잠시 치우고 다시 물건을 쌓아두는 일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고객 통행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비상 상황 시 대피에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이외에도 태평 백화점 후문 주차장 주변 외부에 어지럽게 박스가 쌓여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상품 분실과 우천 시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태평백화점 1층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한 브랜드는 태평백화점 바로 옆 하나은행 건물 지하주차장 2층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 상품 박스를 보관하고 있었다.
■본사 내부 열악한 근무환경, 부당한 관행
올해로 28년간 영업을 하고 있는 태평백화점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한 처우에 대한 내부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태평 본사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구조조정을 이유로 최근 권고사직, 해고 처리된 직원들이 상당수다.
특별한 사유도 없고 사전 통보도 없이 연봉 감액이 된 직원들도 있다. 이 문제로 노동청에 고발한 직원들도 여럿 있다. 최근 고객 상담실까지 패쇄 돼 고객들의 불편함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매장 매니저와 판매사원에 대한 인사권은 백화점이 관여할 수 없다. 그러나 본지 보도 이후 부당한 해고 압력을 받았던 모 매니저는 지난 3월20일 결국 일을 그만 뒀다. 태평측은 이 매니저를 지난 5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관련기사 13면> 당시 연루 되었던 또 다른 브랜드의 판매사원 또한 해고 처리된 상태였다.
■상품권 강매 관행 없어져
당시 적재할 창고가 없어 흡연실에 화재 위험이 있었던 담배꽁초와 상품 박스가 함께 비치돼있었던 위험한 상황은 개선된 모습이다. 문제가 됐던 흡연 가능한 휴지통은 치웠다. 상품권 강매 부분에 대해서는 매년 돌렸던 공문을 최근 추석 때는 돌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