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1)] 밀라노의 최종병기 ‘화이트 쇼’, 세계 패션의 중심으로

이탈리아, 세계 패션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 전략적 육성 올해 韓디자이너 가연 리(GAYEON LEE) 컬렉션 주목

2020-10-18     편집부
이번호부터 격주로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를 연재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SOOCHA’ 브랜드를 펼치고 있는 차수정 대표는 Costume National, Dirk Bikkembergs 등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시니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2016년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Idea Como ‘Silk Awards’ 대상을 수상하고 Who is on Next? 스폰서 상을 수상한 저력 있는 K-패션 디자이너입니다.

차수정 대표는 앞으로 밀라노를 비롯한 해외 패션위크를 소개하고 선진 패션 트렌드, 소비변화 등 각종 이슈를 지면에 담아 독자 여러분들께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 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중 가장 큰 규모의 여성복 트레이드쇼인 화이트 쇼(WHITE MILANO)가 지난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밀라노 토르토나 디스트릭트에서 열렸다.

매년 2월과 9월 두차례 열리는 밀라노 패션위크는 시즌마다 패션쇼,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여왔는데 이번 9월에도 58개 브랜드의 패션쇼, 110개의 프레젠테이션 그리고 50개가 넘는 관련 이벤트 등을 통해 각자의 2020년 여름 컬렉션을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전세계로부터 모여드는 패션 관계자들이 놓칠 수 없는 각종 이벤트 중 유난히 중요한 이 화이트쇼는 4일간의 페어 기간 중 젊은 디자이너들과 급부상하고 있는 브랜드가 바이어뿐 아니라 다양한 패션 비지니스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특히 화이트(WHITE MILANO)에서는 크고 유명한 브랜드보다 그 규모가 작고 덜 유명하지만 잘 기획된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소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함으로써, 이탈리아 공식 패션협회에 가입하여 패션쇼, 프레젠테이션을 기획하는 브랜드들과 함께 이탈리아 패션시장을 완성시키고자하는 마케팅전략인 셈이다.
화이트쇼는 마씨밀리아노 비쯔(MMASSIMILIANO BIZZ)가 모미(MOMI, MODA MILANO) 내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트레이드쇼 포맷으로 19개 브랜드의 부스를 시작으로 2000년 9월에 시작한 뒤 지금은 1년 동안 4개 에디션에서 약 1500여개의 브랜드를 선보이는 대형 트레이드쇼로 자리잡기에 이르렀다. 특히 2002년 부터는 현재의 가장 큰 화이트쇼 로케이션인 비아 토르토나의 수퍼스투디오 퓨(SUPERSTUDIO PIU MILANO)로 이전했고, 이것은 그때까지만 해도 밀라노시내에서 가까운 그저그런 한쪽 부분으로만 여겨져오던 비아 토르토나(VIA TORTONA) 인근 지역을 이탈리아 패션의 중심부로 옮겨 놓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가연리(Gayeon
그리고 화이트 주최측은 밀라노를 국제적인 디자이너들이 그들의 컬렉션을 이탈리아에서 생산 제작하고 유통까지 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목적의 만남의 광장으로 만들어 그야말로 이탈리아뿐 아닌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미션을 내걸었다. 이렇게 화이트쇼의 로케이션은 패션과 디자인분야의 중심점이며 밀라노에서 가장 핫한 지역 중 하나인 토르토나 디스트릭트에 자리잡게 되었고, 곧 수퍼스투디오 퓨를 중심으로 패션과 디자인 주간의 이벤트뿐 아니라 밀라노의 문화 박물관 무덱(IL MUDEC) 등 각종 문화 공간도 많이 들어서 일년 내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되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화이트쇼의 규모가 커지면서 토르토나 벤띠세떼 (TORTONA 27)뿐 아니라 그 인근 로케이션까지 확대 오픈하고 있는데, 이것은 점점 그 명성과 역할이 커지고 있는 화이트쇼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화이트 쇼는 4개의 전시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토르토나 벤띠세떼, 수퍼스투디오 퓨에서는 매 시즌 새로운 패션트렌드를 볼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다년간 이곳에 참가해온 다수의 브랜드들이 그들의 생산품을 국제무대에서 선보이게 된다. 이번 에디션에서 눈에 띄는 스페셜 게스트 브랜드로는 세계적인 셔츠원단업체인 알비니 그룹(GRUPPO ALBINI)에서 후원한 브랜드 무네(MUNE’)와 에코 프랜들리 데님 브랜드 보이쉬(BOISH), 그리고 아이코닉 백 브랜드인 나나-나나(Nana-Nana)가 스페셜 프로젝트로 초대되었다.
특히 토르토나 벤띠세떼는 화이트쇼의 메카답게 베이스먼트(BASEMENT), 인사이드 화이트(INSIDE WHITE), 시실리랍(SICILYLAB), 화이트 비치(WHITE BEACH), 화이트 주얼스(WHITE JEWELS) 등 여러 섹션으로 나뉘어 개성있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중 베이스먼트(BASEMENT) 전시공간은 화이트쇼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섹션중의 하나로, 이 지하 공간에서는 최신 디자이너들의 아방가르드한 컬렉션들이 선보이는데, 이번 시즌에는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디자이너 가연 리(GAYEON LEE)의 컬렉션도 이곳에 전시되었다. 밀라노에 앞서 런던 패션위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가진 가연 리 컬렉션은 미국 추상주의 화가 밀턴 에이버리(MILTON AVERY)의 작품에서 착안하여 여성스럽고 신선한 주름 디테일과 과감한 색채 배합으로 주목을 받았다.
토르토나 뜨렌뚜노(TORTONA 31)가 세번째 에디션으로 ‘기브어 포커스(GIVE A FOKus)’라는 타이틀로 화이트쇼의 에코 프렌들리(ECO-FRIENDLY), 즉 환경보존 문제를 주제로 하는 실험적인 로케이션으로 이곳에 모인 브랜드들은 물, 인류, 폐기물, 기후변화, 화학물질 등 다섯가지 테마로 국제무대에서 채택된 뛰어난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소개된 공간이다. 토르토나 뜨렌따칭꾀(TORTONA 35)는 디자인 호텔로 유명한 호텔 나우(HOTEL NHOW)에서 최근 트렌드뿐 아니라 유행에 제약을 받지 않는 디자인의 의류, 가방과 신발같은 액서서리까지 선보였고, 토르토나 칭관따꽈뜨로(TORTONA 54)에서는 구매하기 쉬운 캐주얼 의류와 액서서리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중저가 제품을 소개하여 바이어들의 구매를 북돋우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