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table Discussion - “韓·中·日 공동목표로 글로벌 시장 통합 나서자”
전통 계승과 발전·산학 밀착연계로 실무형 글로벌 인재 키워야
2020-11-01 이영희 기자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의 섬유패션계 종사자와 교육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패션교육의 장래’와 시장개척에 대한 진지한 담화를 나눴다. 패션교육의 장래와 시장개척을 위한 이번 담화의 장(Round table discussion)은 ‘설원재단(Seolwon Foundation)’이 미국, 한국, 중국 간의 교류 및 교육활동 지원의 일환으로 주관했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청담동 230’에서 지난 10월 26일 오후 열린 이 좌담회는 두 시간 넘게 시종일관 진지한 대화로 이어졌으며 아시아의 경쟁력은 교육자의 신념과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글로벌마인드 인재 육성에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참가자]
△정영양 박사(숙명여자대학교 정영양 자수박물관장, 석좌교수, 설원재단 설립자)
△이상봉 디자이너(이상봉 대표, 홍익대 패션대학원 원장)
△왕치(Wang Qi) 부총장(북경복장대학·BIFT PARK 연구소 소장)
△리 탈봇 부관장 (Lee Talbot:조지 워싱턴 대학 텍스타일 박물관 큐레이터)
△노리코 곤쇼(NORIKO GONSHO: 뷰티 이슈 VARIE대표)
△신장경 디자이너(신장경 트랜스모드 대표)
△강현미차장(한국콘텐츠진흥원 대중문화본부 패션산업팀)
△이경희대표(유한회사 운경)
△김홍기(패션큐레이터)
△이청청 디자이너
△이영희 기자(한국섬유신문 편집인)
한국의 전통자수를 학문으로 정립하고 예술로 승화시켜 세계를 감동시킨 정영양 박사가 방한했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12월 27일까지 숙명여대 정영양 자수박물관에서의 특별전 ‘제왕의 사람들: 한국과 중국의 관료복식’ 참관 및 제반 업무를 관련해서다. 자수를 학문으로 정립한 정영양 박사는 2004년, 자신의 작품과 40여년 간 수집하고 소장했던 컬렉션을 숙명여대에 기증하고 박물관 개관을 지원했다.
정영양 자수박물관은 전시와 교육을 통한 중요한 문화유산인 자수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고 사회, 문화적 환경속에서 발생되는 자수직물의 고찰을 장려함으로써 자수 및 직물 예술의 연구를 선도하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박사는 패션교육은 역사적 가치를 배우고 전승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있음을 강조했다. 한글과 책가도, 단청 등 한국적 모티브를 재해석해 세계시장에 내 놓은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업과도 맥락을 같이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일본 가부키 연극에서의 전통적인 화장(메이크업)과 기모노를 입히는 노리코씨와 텍스타일 박물관 리 탈봇 부관장 역시 ‘동감’했다.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 일본, 중국이 아니라 ‘아시아’로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야한다” 면서 “아시아 3개국의 젊은이들이 동양의 정신문화아래 어우러지고 성장한다면 세계를 장악할 수 있다”면서 방향등을 켰다.
모든 소비가 아시아에서 이뤄지는 만큼 경쟁상대가 아니라 각 국의 장점을 융합한다면 유럽 패션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부터 키워나가고 세계적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 대한민국 역시 신진디자이너 발굴과 성장이 미래이므로 교육의 중요성은 크며 가까운 중국과 한국 대학의 MOU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을 표명했다.
왕치 북경복장대학 부총장은 “중국은 지난 30여년 동안 섬유패션산업이 발전하고 생산기반의 확대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현재 많은 인재가 필요한 시점이고 100% 취업이 가능한 상황이다”고 현황을 이야기 했다.“패션역사가 짧아 80년대부터 교육과 연구가 시작됐지만 패션학부가 있는 종합대학이 100개에 이르렀다.
중국 섬유패션산업 발전에 근거해 신진디자이너들의 진출 및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북경복장대학교는 방적에서 판매까지 모든 섬유패션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본과에만 6000여명, 석사과정 1000명, 박사학위자 50명에 달하며 600명의 유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연구중이다.
왕치 부총장은 “중국시장이 큰 발전을 이뤘으나 현재 답보상태이고 향후 발전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교육계가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궁급하다”고 질문했고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 역시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중국과 한국은 경쟁상대가 아니라 화합해야 하며 산업과 교육에 있어 서로 협력해 시너지를 내야한다”고 답했다.
신장경 디자이너는 “중국에서 바라보는 한국 패션에 대한 인식을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왕치 부총장은 “개인적 관점에서는 패션교육이 발달돼 있고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해외 전시에 갔을 때 한국 브랜드의 입지가 높아졌음을 알수 있었다”고 답변을 했다. 또한 “한국제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높은 편인데 한류의 역량으로 어디를 가든 한국상품이 있고 디자인이 우월하다고 본다”고 호평했다. 단지 중국경기에 따른 소비자체가 줄어서 해결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청청 디자이너는 본인의 유학경험을 사례로 들어 “한국은 이론적이고 학문적 교육이 강한 반면 외국은 실무중심의 현장위주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면서 “산업전반에 기여할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실무중심의 교육에 더욱 힘을 실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더불어 디자인외에도 매니지먼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패션교육을 확대,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 마틴 재학시절 폴스미스, 쌤소나이트 등 패션유관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됐었는데 실제로 업체와 학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계해야 실무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봉 디자이너도 “지식전달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교육의 패턴이 바뀌어야 한다” 면서 “중국도 산업의 발전만큼 기업과 학교의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대학이든 기업이든 서로 원활한 교류를 통해 발전 기반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강현미 콘진원 차장은 디자이너 해외진출을 위한 인지도 확대와 판매, 홍보지원 프로그램개발과 지원 등 한국콘텐츠진흥원 패션팀의 다양한 업무를 소개했다. 해외진출 지원 분만 아니라 패션전공 후 디자이너로서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컬렉션 시제품 제작비 지원 등 의의와 과정을 설명했다.
강차장은 “철저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다음단계로 디자이너로서 3~5년후 해외에 가서 판매하기 위한 해외수주회 참가지원 등 성장에 도움닫기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컨셉코리아’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가진 디자이너가 해외 무대 설 수 있도록 패션쇼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글로벌한 디자이너로 육성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갖고 영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재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치 부총장은 “뉴욕, 상해서도 본 적이 있다” 면서 “신진디자이너의 육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북경복장대학 BIFT는 패션산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있도록 도움을 주는 ‘학교안의 회사’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의 학교와 조인해 어학 교육은 물론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이상봉 디자이너는 “중국 자체가 큰 시장인 만큼 내부환경이 패션산업을 더 키울수 있다고 본다. 중국도 요즘 산업계와 학교가 친밀감있게 교류, 시너지를 내고 있는 듯하고 한국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바램을 표명했다.
신장경 디자이너도 “산학협동이 중요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한국학생이 중국에서도 교육받고 활동할 수 있는 MOU체계가 활발해져야 하고 교육이나 이론보다 현장 실무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뜻을 같이했다.
탈봇 부관장은 “박물관에서 한국패션전시관을 구성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사전 시장조사차 왔다” 고 방한 의도를 설명했다. 탈봇은 정영양 자수박물관 큐레이터로 과거 2년간 한국에서 머물렀으며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정박사는 ‘수제자’라는 말로 신뢰와 친밀감을 표현했다.
워싱턴DC 텍스타일 박물관의 탈봇 부관장은 “텍스타일의 역사가 깊은 만큼 전시 기획을 할 때 단순히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는다” 면서 “박물관은 교육의 장이다. 매번 전시기획을 할 때 찾아오는 학생들이나 관람객들에게 교육프로그램도 같이 준비해 산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한다”고 박물관 전시와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컬렉션 마다 전시할때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러오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통한 산지식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정영양 박사는 해외에서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자수의 아름다움을 학문은 물론 예술작품으로써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번 정영양 자수 박물관에서의 전시도 교육적인 의미가 잘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다.
노리코 선생과 정영양 박사와의 인연은 30년전 김해에서 시작됐다. 평생을 전통 기모노를 입는 방법과 화장을 직접 시현하고 가르치는 일을 해오고 있다. “일본에는 지역마다 고유의 문화유산을 유지, 계승하기 위해 나와같은 장인들이 종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전통 기모노는 입고 화장하고 꾸미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총 4시간이 소요될 만큼 격식을 갖춘다. 장인으로서 충분한 생활이 될 만큼의 수입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액세서리 사업등 별도의 생계수단을 강구해야 하지만 일본의 장인들은 자부심을 갖고 계승하는 일에 평생을 종사하는 편이라고 한다. 가부키 화장은 별도의 전문 화장품이 있으며 아직도 교육하고 전수하는 곳이 있다는 것. “하얀 얼굴의 역사적 배경은 예전에는 무대위의 조명이 없으니 멀리서도 얼굴을 볼 수 있게 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됐지만 그 이후 신부화장까지 영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나라마다의 섬유와 패션의 역사를 소중히 하고 계승, 발전하며 미래를 위해 실무형인재육성에 전념해야 하는 것, 거기에 산업계와 학계, 국가 간 효과적인 콜라보레이션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데 결론이 모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