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도 지진처럼 예측 가능”…재고 줄이는 패션 AI
더아이엠씨 서울본부 김용희 부장
2020-11-28 최정윤 기자
패션 업계는 트렌드를 예측할 패션 AI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과 협업해 패션 트렌드를 분석하는 AI 텍스토미(Textomi)를 개발한 더아이엠씨 서울본부 김용희 부장은 “지진이나 화산처럼 패턴으로 패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패턴을 분석하면 롱패딩 유행처럼 특정 현상이 나타나는 임계점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는 현재 축적된 데이터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 어느 시점에 현상이 나타날지 예측하는 단계에 와있다. 텍스토미는 수집하고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예전에는 여러 사람이 직접 오랜 시간 수집하고 분석한 자료로 1년치 계획을 미리 기획해야 했다.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고 있는 텍스토미는 빠르게 유행이 바뀌는 패션 흐름에 맞게 실시간으로 트렌드를 알려준다. 김용희 부장은 “오차를 줄여 재고를 없애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아이엠씨는 패션 AI에 대한 수요조차 거의 없던 2015년에 텍스토미를 완성했다. 텍스토미는 롱패딩이나 플리스자켓처럼 규모가 큰 트렌드가 나타날 때 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리 그 시점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패션 텍스토미는 포털사이트 검색어와 패션 전문 신문 및 잡지, 국가 통계자료, 섬유협회 자료를 기반으로 현재 트렌드를 분석한다.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내용을 담은 SNS 데이터와 체감온도 검색 데이터도 추가될 예정이다. 체감온도 데이터는 온도계로 측정하는 데이터가 아닌 사람들이 환경에 따라 느끼는 날씨 데이터다. 텍스토미는 지금 5주 단위로 분석하는 단계며, 최대 6개월 뒤 트렌드를 예측하도록 개발하고 있다.
한편, 김용희 부장은 “AI가 아직 만능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는 “’12월 1일에 빨간 숏패딩이 50장 판매된다’는 수준의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패션 뿐 아니라 용어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분야는 모두 AI가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든 분야다. 전문가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긴 소매 길이’는 몇 센티미터인지, ‘핫핑크색’은 채도가 어느 정도인지 전문가와 소비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또 유행에 따라 ‘긴 소매 길이’ 정의가 빠르게 바뀌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