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8] 온라인플랫폼, 상생하는 생태계 조성 나서라

전자상거래, 스마트폰으로 급성장 알리바바, 홍콩증시서 아시아 대전 아마존은 물류와 데이터 최강기업 韓 온라인플랫폼, PB경쟁 점입가경 ‘장터’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때

2019-11-29     김종석 기자
11월 26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홍콩 증시 상장으로 아시아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견고히 했다. 전자 상거래 업체 하나가 아시아 지역을 재패한 것이다. 스마트폰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크는데 엄청난 공을 세웠다. 기존 PC와 달리 사용자가 이동하면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잠깐의 이동 시간 동안에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중 6명은 스마트폰만 있다면 TV나 PC 등 다른 매체가 없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3년 조사에서는 4명이 같은 답을 했는데 6년동안 50% 증가한 셈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2명 중 1명은 ‘몰입소비’를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몰입소비는 특정 대상에 대한 호감으로 인해 관련제품을 자주 구입하며 소비를 아깝지 않다고 느끼는 행태를 말한다. 2019년 11월 ‘아시아타임즈’에 따르면 베트남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약 7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전자상거래 시장 선두 주자는 아마존이다. 2018년 미국 매출 상위 10위권에 처음 진입하면서 1780억달러(약 209조)로 전체 8위를 기록했다. 2019년 3분기(2019년 7월~9월)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은 699억8100만달러(약 82조)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아마존 제프 베조스(Jeffrey Preston Bezos)는 사업의 신념을 이렇게 얘기했다. “사업은 고객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고객은 언제나 불만족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품에 대해 호평을 할 때도 말이다. 그래서 아마존은 고객을 기쁘게 하는 일에 투자한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아마존의 한국 진출을 눈여겨보고 있다. 충성 고객이 많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 진출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G마켓·11번가, 쿠팡·티몬, 대형마트·쇼핑몰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여기에 아마존이 물류망을 갖추는 등 투자를 하면서까지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힘은 물류와 데이터를 동시에 가진 데서 나온다. 알리바바는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건강한 유통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시작했다. 타오바오를 활성화하기 위해 판매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소비자가 제품을 검색하면 화면상단에 노출시켰다. 판매 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 광고 수익을 노렸다. 마윈(Ma Yun) 회장은 고객보다 중간 판매자를 우선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수많은 고객의 요구를 일일이 반영하기보다는 중간 판매 사업자가 고객 요구를 훨씬 잘 알고 있다는 생각에서 더 많은 권한과 혜택을 준 것이다. 마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막중하게 여기면서 “단순히 돈버는 기업을 만들기는 싫다. 전세계에 자랑할 만한 위대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고 했다. 사업 시작 이유도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과 파트너들이 플랫폼 안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독보적인 기업으로 변신했다. 패션전문 온라인플랫폼 무신사·W컨셉·29CM가 PB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입점 업체  성장은 외면하고 자사 수익만 늘린다는 얘기도 있다. 한편에서는 시장 경쟁 논리에서 기업 성장을 위한 당연한 활동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PB를 강화하는 이유는 매출 성장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판매통계로 얻은 분석을 통해 시장 흐름을 읽고 이를 토대로 잘 팔리는 상품을 기획함으로써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것이다. 업계는 PB 강화가 과당경쟁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초래하고 입점 업체는 정상제품을 팔 수 있는 기반이 약해진다고 지적한다. 온라인 유통업은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스타트업(Start-up)이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토대를 마련해 줬다. 연령층에 맞는 트렌드나 새로운 감각의 제품을 대중에 선보이면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현재 추세대로 가면 기존 유통업계처럼 제로섬(Zero-sum) 게임을 답습하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한 유통업체 대표는 “온라인플랫폼이 수수료 인상과 PB 매출에 집중하면 ‘장터’라는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장기적으로는 성장동력을 잃게 된다”고 말하지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PB 런칭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