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개최 ‘2019 대한민국패션대상’ - “두 마리 토끼 잡다 모두 놓쳤다”

2020-12-06     이영희 기자
한국패션산업협회(회장 한준석)가 매년 연말 개최하는 ‘대한민국패션대상’이 본래 취지와 방향성을 상실하고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십년간 이어온 ‘대한민국패션대전’과 ‘코리아패션대상’은 올해 처음으로 통합 개최됐는데 효율과 내실을 지향한다는 당초 목표와 달리 패션산업 관심 제고는 물론 미래 인재발굴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패션대전’과
지난 4일 ‘2019 대한민국패션대상’ 2부에 열린 ‘신진 디자이너 본선 무대’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당일 본선은 기성디자이너에서 신진, 일반 학생들까지 포함된 경합 방식으로 열렸는데 평가 기준이 모호했고 분명한 실력차이가 있는 대상자들을 병합 심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다. 본선에 오른 카이 계한희, 그리디어스 박윤희는 현재 서울패션위크 본 컬렉션에서 활동하는 스타급 디자이너이며 랭앤루 박민선·변혜정 역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성디자이너다. 여기에 신진, 학생들이 경합에 참여해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은 “신인 발굴이나 신진 디자이너 창업이 목적인지, 기성 디자이너를 위한 비즈니스 자금을 지원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여러 행사를 통합하면서 취지 자체가 포괄적이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대통령상에 선정돼 비즈니스 지원금 1억원을 받는 제이청(정재선)이나 국무총리(3000만원) 수상자 랭앤루는 기성 시장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은 유명 디자이너다. ‘창업비즈니스 지원금’ 명목으로 수여되는 총 1억 7000만원의 상금이 미래 디자이너 육성발굴이 아닌 기성 디자이너들의 그야말로 ‘나눠먹기 상금’이 됐다는 설명이다. 행사 주인공인 업계 회원사 및 관계자 참여가 부족한 부분도 아쉬웠다. 모 업체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참석자들이 현저히 줄어 패션업계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대표 행사로서 위상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대한민국패션대상은 회원사와 업계 관계자들의 화합과 소통, 위상을 보여주기에는 격이 떨어져 보였다”며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에 오히려 ‘포괄적이고 두루뭉술한’ 행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