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수도계량기 황동에서 ‘폴리케톤’으로 바뀐다
동파시간 2.5배 길어...중금속 없는 친환경 소재
2020-12-13 정기창 기자
가정에서 쓰는 수도계량기 소재가 황동보다 동파 내구도가 80분가량 긴 ‘폴리케톤’으로 바뀐다. 폴리케톤은 황동보다 열전도도가 약 1/200로 낮아 동파에 강하다. 효성화학이 개발한 일산화탄소(CO)가 원료인 친환경·탄소저감형 소재다.
폴리케톤 1t을 생산할 때마다 대기오염 주범인 일산화탄소는 약 0.5t 감소한다. 효성화학은 “실험 결과 영하 20도에서 황동은 53분 뒤 동파된 반면, 폴리케톤 제품은 130분을 버텼다”고 밝혔다. 소재도 친환경적이다.
황동은 납 함유로 인한 위해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폴리케톤은 중금속 용출 염려가 없고 녹슬지 않아 황동 수도계량기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9월 수도계량기 제작업체인 삼성계기공업으로부터 폴리케톤 수도계량기 2만3000개를 도입했다.
효성화학과 삼성계기공업은 내년 상반기중 서울시에 추가 납품을 추진하고 2022년까지 연간 수요량 250만개 중 30%를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효성중공업이 건설한 아파트에 보급된 1만2000여세대 폴리케톤 수도계량기에서는 단 1건도 동파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효성화학은 국내 보급에 이어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효성화학과 ㈜신동아전자는 베트남과 인도에서 폴리케톤 수도계량기 성능인증을 획득했고 페루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 인도 뭄바이의 ‘물·하수·폐기물·재활용 전시회(IFTA INDIA 2019)’와 베트남 하노이의 ‘물 산업 전시회(VIET WATER 2019)’에도 참가해 현지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