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디자이너 박린준. 새로운 ‘해녀복’ 개발에 몰입
‘해녀복 연구소’ 런칭...제주 해녀의 정체성· 자존감 지킨다.
2020-12-31 이영희 기자
“해녀복 만큼은 일본 소재가 아닌 제주에서 개발되고 만들어져야 한다.”
제주도 출신 패션 디자이너 박린준이 ‘해녀복 연구소’ 런칭, 해녀들의 새로운 유니폼 개발에 몰입하고 있다.
2019년 9월에 ‘해녀복 연구소’라는 레이블을 런칭한 박린준은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3대를 이어 해녀 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구좌읍 해녀 ‘고려진’과 ‘박숙희’모녀의 근무복 디자인을 시작으로 새로운 유니폼 개발에 승부수를 던졌다.
박린준은 “제주 해녀가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등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해녀복은 여전히 일본의 야마모토 고무를 수입해 매년 제작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라며 “제주에서 디자인하고 개발한 새로운 해녀복으로 해녀를 비롯해 제주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고자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해녀복 연구소는 각 마을의 어촌계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어업활동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해녀문화에 영감을 받아 프로젝트 ‘태왁 어촌계’를 전개한다. ‘해녀들’ 시집의 허영선 시인, 해녀 그림작가 김재이, 업사이클러 김지환 작가, 포토그래퍼 김경민 등 해녀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제주도내 아티스트 10명과 함께 패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상업 활동을 전개하며 수익금의 일부를 해녀복을 제작하는데 리워드하는 선순한 구조를 갖는다.
해녀복 연구소는 2020년 5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전통가옥을 리모델링한 제주도 최초의 패션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한다. 안거래와 박거래는 각 각 해녀복 디자인실과 태왁 어촌계로 구성, 독창적 쇼룸을 구성할 예정이다.
박린준 디자이너는 2015년 제주의 대자연을 컨셉으로 여성복 ‘페일 터콰이즈(안개핀 청록 바다)’를 런칭해 서울패션위크에 데뷔했으며 중국과 유럽 등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제주도 토박이다. 글로벌 디자이너 어워드, 2019년 한국섬유패션대상 신진 디자이너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제주시 고희범 시장과 2000여명의 제주도민이 참석한 ‘대한민국 문화의 달 2019’에서 최연소 해녀 고려진씨와 함께 밀레니얼 해녀를 주제로 한 수상 패션 퍼포먼스를 선보여 호평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