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14] 친환경·Z세대 이해가 기업의 성패 가른다

현재를 결정하는 것은 미래 변화 예측 친환경·윤리적 패션이 화두 자동차업계도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 미래 소비 트렌드 리더 MZ세대를 주목하라

2020-01-31     김종석 기자
본지가 작년 ‘2019 한국섬유패션 10대 뉴스’를 뽑았는데 되새겨 볼 만한 부분이 있다. 바로 ‘대세로 떠오른 친환경·윤리적 패션’과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가 그것이다. 각종 일간지나 섬유 관련 전문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들이며 올해 전 산업에 걸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올 것임에 분명하다. 국내외 신제품 트렌드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새해가 되면 기업들은 신년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10년 이상의 먹거리를 고민한다.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시의 적절하게 기획하고 시대 흐름을 읽어 그 속도에 발맞추어 준비한다.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몸부림인 것이다. 우선 친환경(Eco friendly)과 윤리적 패션(Ethical fashion)이 화두다. 플라스틱 알루미늄 종이 등 버려지는 물건들이 옷으로 재 탄생되고 있다. 패션업계에 부는 친환경 바람 덕분이다. 이는 전 세계 모든 산업에 불고 있는 친환경 열풍에 맞춰 패션업계도 ‘지속가능한 패션’이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2000명 중 68.9%가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려는 기업의 제품이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더불어 가치소비와 착한 소비가 최신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패션기업과 브랜드는 사회공헌을 통한 이미지 제고에 심혈을 기울였다. 삼성물산은 패션뿐 아니라 건설 상사 리조트 등 4개 부문에서 ‘삼성물산 사회공헌단’을 출범시켰고 블랙야크는 황사방지를 위해 중국 ‘쿠부치 사막’에 생태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런칭했다. 자동차 업계도 배출가스 제로를 위한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폐차할 때 버려지는 폐기물도 고민거리인 만큼 친환경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MZ세대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시대 유통은 디지털 활용이 자유로운 이들 세대를 이해하고 소비습관을 읽어야 온·오프라인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쇼핑의 큰 축으로 부상한  MZ세대를 사로잡는 신기술과 신유통이 등장하고 거대 플랫폼이 탄생했다. 반면 오프라인 브랜드는 고객 이탈이 심화되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 Z세대는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 트렌드 리더다. Z세대는 주로 X세대의 자녀다. 기성세대가 보기에 Z세대는 언뜻 산만하고 구매액도 적은 ‘아이’로 보이지만 실 구매력이 약한 데 비해 온라인과 가정 소비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5060세대는 자녀에게 물품 정보를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기업 임원직을 맡은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는 Z세대 특성을 파악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Z세대는 더 이상 텔레비전에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가 나오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 모르는 게 생기면 곧바로 유튜브를 검색한다. 방탄소년단을 검색하면 앨범부터 뮤직비디오 베스트히트곡 관련검색어까지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온다. 친구처럼 쉽고 친근하게 이야기하는 인플루언서가 1020세대에겐 재미없고 졸린 전문가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다. 옷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우선 유튜브에서 옷과 스타일링을 추천받는다. 패션 포털에서 후기를 기반으로 옷을 고르고 옷이 마음에 들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저렴한 곳에서 주문한다. 젊은 세대를 무시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영어로는 ‘Ok, Boomer(또 베이비부머네)’ 한국어로는 ‘틀딱(뜰니 딱딱 소리 내는 사람)’으로 불린다. Z세대는 ‘니가 그런다고 세상이 변하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지겹다. 10살 크리에이터 펭수는 Z세대가 원하는 소통을 보여주기로 유명하다. EBS 대표를 ‘사장님’ 대신 ‘김명중’으로 부르면서 ‘김명중’은 고유명사가 됐고 ‘처음으로 다른 회사 사장 이름을 외우게 됐다’는 댓글을 남긴다. 버릇없이 보일지 모르는 Z세대를 이해해야만 변하는 세상을 즐겁게 맞이하게 된다. Z세대와 X세대 갈등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역사가 말해주듯 과도기는 분명히 지나가고 현명하고 건설적인 해답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지나는 세대가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며 보듬고 나아가는 것만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역사는 흐르고 한 시대의 끝은 이후 세대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한국경제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가 곤경에 처해있다. 이번에도 싸워서 꼭 이겨내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