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여성 서사’ 마케팅에 돈 몰린다
텀블벅, 여성주의·여성 문화에 대한 사회적 시선 변화 반영
2021-02-07 나지현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문화예술계에는 ‘여성 서사’가 화두로 떠올랐다. 텀블벅에서도 ‘여성 서사’가 담긴 펀딩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대표 염재승)’은 6일 독창적인 여성 서사가 담긴 펀딩이 성황리에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성 스스로 주체가 돼 자신들의 삶을 전면으로 앞세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가 후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여성주의와 여성 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폭넓게 변하면서 콘텐츠의 주제도 자연스럽게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텀블벅에서는 ‘여성 서사’ 펀딩이 다수 포착됐다. 여성을 위한 아트북 <여성향>을 비롯해 여성 생계 부양자 이야기를 담은 <나는 엄마가 먹여살렸는데>가 마무리됐다. 특히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한국 페미니스트들을 인터뷰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가 6천만 원이 넘는 후원액이 모이는 등 여성만을 다룬 이야기가 인기를 끌었다.
최근 12명의 여성 만화가가 모여 준비 중인 <여성 주연, 비 로맨스 테마 출판만화 앤솔로지 여명기>가 여성 서사 펀딩의 중심에 섰다. 해당 펀딩 프로젝트는 약 3300명의 후원자의 힘으로 1억 원 이상의 후원금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껏 상업적인 제한으로 인해 로맨스가 포함되지 않은 여성의 이야기가 다뤄지지 못했다는 점에 착안, 이에 공감한 12명의 만화가가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 앞으로 살아갈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한 많은 유저들이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우리 현대 시가 형성됐던 시기에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시인들의 작품을 연필로 종이에 눌러 쓰는 필사 시집 펀딩도 후원자 약 250명의 선택을 받았다. 제우미디어에서 진행 중인 <저녁에는 따라 써보자! ‘필사시집과 연필‘>은 아쉽게 잊힌 여성 시인 김명순, 나혜석, 김일엽, 강경애, 백국희 작품을 수록해 그들의 작품을 곱씹어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앞서 소개한 <여명기>와 <필사시집> 펀딩 모두 여성 후원자가 80% 이상을 차지했고, 밀레니얼 세대인 18세에서 34세의 연령대가 4분의 3을 기록하는 등 여성 밀레니얼 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염재승 텀블벅 대표는 “2020년에도 여성이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펀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세상에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