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가 전방위 확산...법적으로 문제없나

반드시 통상임금 70% 지급해야 무급휴가 및 조업단축 문의 급증

2021-03-04     나지현 기자

“회사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휴업하는 경우를 제외한 무급휴가는 근로기준법에 저촉된다. 경영 악화로 인해 휴업이 불가피할 때는 노동위원회 승인을 받아야한다. 임의로 무급휴가를 시행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오영민 과장)

코로나19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무급휴가(경영악화로 인한 선택적 휴업)를 실시하는 기업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말은 무급휴가지만 직원들이 돌아가며 1~2주간 휴가를 가고 이 기간 중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근로기준법 제46조)한다는 점에서 선택적 휴업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전체가 완전히 쉬는 휴업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통상 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주고 일부가 돌아가며 쉰다는 뜻에서 무급휴가라는 말을 쓰고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매우 이례적이라 법적으로 규정지을 용어는 마땅치 않다고 했다. 
업계
패션랜드, 밀스튜디오 등 일부 패션기업들은 사전에 휴업수당 지급을 고지하고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쉬는 무급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에서는 휴업수당 지급 여부와 무급휴가 개념에 대해 혼선을 빚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무급휴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 회사에 코로나19확진자가 나타나 부득이하게 휴업을 실시할 때는 회사 측 책무가 면제돼 실제 휴업수당 없는 무급휴가를 실시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오영민 과장은 “회사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무급휴가의 경우에도 평균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을 지급해야한다”고 말했다. “직원 모두와 (무급휴가에 관한) 개별적 동의를 얻었다 해도 (휴업수당 지급이 없으면) 임금체불로 간주해 고용주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단 예외적으로 노동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휴업수당 없는 무급휴가가 가능하다. 서식을 통해 경영 악화 정도에 대한 사유가 설득력이 있다면 70%이하의 조정이 가능하고 무급 판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실상 무급휴가 인정을 받기는 쉽지 않다.    삼우공인 노무사 하병호 노무사는 “무급 휴가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 근로제공을 안한 만큼 사용자(고용주)도 임금 지급을 하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사태는 근로자 귀책사유로 보기 어려워 무급휴가 인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실제 무급휴가에 합의했더라도 법령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다. 직원이 문제를 제기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기업들이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휴업 또는 무급휴가에 관한 문의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법인 유앤 연제정 노무사는 “코로나19사태로 무급휴가 가능여부와 조업단축 관련 문의가 전년과 비교해 급증하고 있다”며 “재택근무로 인한 유급휴가가 아닌 경우 법에 저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가족 돌봄 휴가 사용 노동자 임금 지원과 코로나19 피해기업 고용유지지원 강화 정책을 발표했으므로 이 내용을 숙지하고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