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인적 끊긴 홍대 옷거리는, 슬프다

2021-03-13     최정윤 기자
화요일 오후 6시반, 비가 오는 홍대 거리는 텅 비었다. 상점 외벽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는 적막한 허공에 울려 퍼졌다. 평소라면 사람이 가장 붐빌 홍대입구역 9번 출구와 버스킹존도 한산했다. 인기가 가장 많은 버스킹존 가운데 자리는 마포구 관광과에서 달아둔 버스킹 금지 현수막이 차지했다. 지난해 말까지 소음 민원으로 걸려있던 ‘도로상 길거리 공연금지’ 현수막이 무색하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사람이 급격히 늘던 홍대 옷거리는 인적이 드물다. 옷가게에는 마스크를 쓴 점원들만 서성였다. 거리를 거닐던 사람들은 모두 카페나 음식점으로 향했다. 비가 점점 거세지자 홍대앞은 한층 음산해졌다. 어깨를 부딪히며 옷을 구경하던 대형 패션 체인조차 손님이 하나도 없다. 스무살 남짓한 친구들 대여섯명이 몰려와서는 “비 맞고 가지, 뭐”라며 매대에 놓인 우산을 집어들었다 내려두고 떠났다. 밖을 내다보는 점주들은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손님일까 싶어 고개를 들고 쳐다본다. 블라인드를 내리고 문을 닫은 곳도 여럿이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 고객층이었던 20대였지만, 30분동안 가게로 들어서는 사람은 단 1명 밖에 없었다. 7곳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우산을 접을 때는 손님인 줄 알고 뛰어나오지만, 취재를 요청하자 곧바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다. “민감한 시기라 대답하기 힘들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지금 오프라인에서 옷을 사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오프라인상점은 직접 보고 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착용과 환불을 거부하는 가게가 많은 홍대 옷거리라면 더욱 타격이 크다. 수많은 옷가게들이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버틸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