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해고만 안 돼도 감사한” 고난의 시간

2021-04-10     최정윤 기자
4월 첫 주에 들어서면서 오프라인에서 옷을 사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시작된지 2주째인 지난 4일부터 SNS에서는 #혼산 #라이딩 #러닝 인증게시물이 20초마다 하나씩 등록된다. 주말에 인적이 드문 곳을 찾는 사람이 많아 산과 숲, 강변, 교외 아울렛에는 사람이 북적인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를 코로나19로 암울했던 1분기가 끝나고 경기가 회복하는 모양새라고 보기는 힘들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긴급 외출자제 지침에 속수무책으로 가게 문을 닫거나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 고용문제가 대두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타격은 하반기부터 시작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발빠르게 소상공인 지원과 고용유지, 긴급재난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망가진 경기를 따라잡기에 벅차다. 2주 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지친 사람들은 눈치보며 외출하기 시작했다. 재택근무도 비슷한 시기에 해제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번지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고되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한 상황”이라며 “덩치가 큰 기업들조차 직급 관계없이 임원을 자르는데,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 가장 두려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은 수출의존국인데 지금은 (국내보다) 해외가 더 불안정하다”며 “상반기에 직원을 해고하고 (수익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회사들은 하반기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대비하지 못한 종류의 거대한 위기에 모두가 어쩔 줄 모른다. 살아남으려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 적응하는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