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칼바람,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내수 소비절벽 이어 해외 오더도 끊겨 불요불급한 인력감축 먼저 도마 올라 신성통상 수출부문 10% 인력 감축 유니클로, 인력 구조조정 내용 유출 규모 가리지 않고 휘몰아치는 감원 바람

2021-04-10     취재부
“피말리는 긴장감 속에서 안절부절 못하다가. 떠나는 팀원 하나하나 배웅하고 줄초상난 분위기.”(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 섬유패션업계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수출업무, 여성복, 학생복 등 전 업종에 걸쳐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직원 감축 비율은 10~ 17.5% 수준에 이른다. 대부분 회사 설립 이래 처음 겪는 이례적인 일이다.  섬유패션기업들은 3월 25% 임금 삭감에 준하는 무급휴가를 시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코로나 감염이 미국과 유럽에까지 확산되면서 해외 바이어가 오더를 취소해 의류 수출 회사들이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다. 신성통상은 수출본부 소속 220여명 중 23명이 권고사직을 받아들였다. 자발적 퇴사자 7명을 포함해 총 30명이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신성통상은 코로나 19영향으로 2~3월 오더가 작년대비 50% 줄었다. 3월, 예년 3억불이 넘던 오더중 2억불이 끊겼다고 밝혔다. 앞으로 단가 후려치기한 바이어나 마이너스 사업에 대한 구조 재편을 할 계획이다. 패션업체 신원도 해외사업부를 축소하고 직원 7명을 정리해고했다.  이례적인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해고 절차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가 기업 성토의 장이 되고 있다.  신성통상은 수출본부 소속 4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팀장이 전화로 해고 통보했다는 주장이 블라인드를 통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회사측은 이중 23명이 권고사직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신성통상 김인환 상무는 “코로나 19 사태가 장가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빅오더가 취소됐다. 내년 오더도 성사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7일 팀장이 팀별 직원에게 면담요청을 전화로 했다. 직접 일 대 일 면담을 통해 수출본부 220여명 중 10%에 해당하는 23명이 권고사직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신성통상은 회사 사정상 권고사직한 직원들에게 4월말까지 급여를 제공한다. 위로금을 1~3개월 급여를 더 줄 계획이다. 지난 7일 유니클로의 에프알엘코리아 대표가 인력 감축 계획이 담긴 이메일을 직원에게 실수로 보낸 것도 블라인드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블라이드 게시판에는 배우진 대표가 지난 2일 인사부문장에게 보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공개됐다. 이에 직원들은 회사가 구조조정에 돌입한 게 아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구조개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실수로 잘못 발신된 것”이라며 “인적구조 조정과는 무관하며 회사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여성복 업종도 인력을 감축하고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여성복 브랜드를 전개하는 A사는 디자인실, 생산부, 영업부 7명을 내보내고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본사 직원 40여명으로 단일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다. 중견기업 한 임원은 “현재 태풍전야와 같은 상황이다. 다 같이 죽을 수 없지 않나. 급여비중이 높고 불필요한 인력이 우선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금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학생복 형지엘리트는 경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계약이 종료된 직원 5명을 감축했다. 이와같은 구조조정 칼바람이 확대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확산과 파산으로 죽음 앞에 선 한국 의류벤더(섬유 산업)을 살려달라’는 내용의 글이 4월 3일 올라와 9일 기준 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정정숙 기자 jjs@ayzau.com
/나지현 기자 jeny@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