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해고 직면한 근로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쇄도

일방적 감원과 급여 삭감으로 위기 한인 SPA 의류 기업도 도마에 올라

2021-04-13     정기창 기자
코로나19로 주요 시장인 미주지역 해외 수출길이 막히자 의류수출업계가 감원과 해고 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갑작스러운 해직 사태에 당황한 근로자들은 연일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미국 부동산 기업 컨소시엄에 매각된 한 글로벌 SPA기업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업체들까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이 곳이 일대 성토장이 되고 있다.
해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이런 내용의 글이 5~6건 올라왔다. 의류수출 벤더에 다니고 있는 한 근로자는 “일방적 구매 취소와 선적 취소, 대금지급이 거부돼 미국 바이어로부터 대금지불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있다”며 “노사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인원 50% 감축, 4월 급여 30% 삭감과 무급휴직이 시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일자리 안정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의류벤더 섬유산업 종사자는 전혀 체감하고 있지 못하다. 의류벤더 섬유산업 종사자들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너지지 않도록 힘써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위에 언급된 미국 글로벌SPA기업이 의도적으로 채무 변제를 하지 않아 파산에 직면했다는 글도 4월들어 2건이나 올라왔다. 4월 3일 글을 올린 청원자는 “동대문 신화, 아메리칸 드림 등의 성공을 일군 이 회사 기업주가 대금지급 약속을 어기고 한국의류벤더, 협력업체, 해외봉제공장 등에 1400억원의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 숨겨놓은 재산을 처분해 채무변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청원했다. 나흘 후에는 비슷한 내용의 청원이 또다시 올라왔다. 이 청원글 게시자는 “한국 14개 의류제조 수출업체(협력업체)들 피해액이 7400만불(900억원)에 이른다”며 “14개 피해업체들은 대금 지급 이행을 못하는 사태가 꼬리를 물고 악화되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당초 내수 불황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절벽에 처한 패션기업들에 먼저 위기상황이 닥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 사태가 미주지역으로 확산되고 기존에 주문된 오더까지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으면서 의류벤더 업체들이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