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평화시장, 화마 상처 딛고 영업 재개
27일 현재 절반도 입점 못해…도매쇼핑몰 간 경쟁 상인 피해
2021-04-29 정정숙 기자
“제일평화시장은 고객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만큼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화재에 이어 올해 코로나 19 여파까지 겹치면서 회복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살아남기 위해 노력 중이다. ”(1층 상인)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은 화마를 딛고 지난 27일 리뉴얼 오픈했다. 맥스타일과 굿모닝시티에 흩어져있던 일부 상인들은 다시 이곳에 입점해 장사 채비를 마쳤다. 리뉴얼 첫날은 내부 리모델링과 건물 마무리 공사로 어수선했다. 장사를 하는 매장보다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인 곳이 더 많았다. 마무리 작업으로 곳곳이 먼지투성이다.
지난해 불이 나기 전까지는 의류, 구두, 모피 800여 상가가 영업을 하던 곳이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둘러봐도 문을 연 곳은 30%도 채 안 보였다. 한 매장 상인은 “불이 난 이후 굿모닝시티에서 3개월 혹은 1개월씩 계약을 한 후 잠시 매장을 운영했다. 10년 일한 터전이라 다시 입점했다”고 말했다.
업친 데 엎친 격으로 코로나 19가 닥치면서 상인들은 시름이 깊었다. 이날 밤 10시 고객은 한 두 팀을 제외하곤 없었다. 지하 1층 여성복을 취급하는 상인은 “화재에 이어 코로나 19가 닥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기에 처했다. 힘든 가운데서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기 위해 이곳에 들어왔다” 고 말했다. 굿모닝시티에서 잠시 매장을 운영했다. 이곳에서 장사한 지 10년째다.
2~4층 상인들은 매장에 옷을 진열하느라 분주했다. 빈 점포가 더 많았다. 모피업체가 많았던 5층은 개방조차 하지 않았다. 4층 여성복 상인은 “4월 들어서도 회복 기미가 안 보인다. 언제 회복될지 몰라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맥스타일과 계약 기간이 남은 상인들은 입점을 늦추고 있었다. S/S 패션 시즌이 지나 겨울부터 본격적인 장사를 한다는 상인도 많았다. 5층에서 모피 장사를 하던 A상인은 “제일평화시장에서 입점을 서두르고 있지만 F/W 시즌 장사를 본격화되는 10월쯤 입점하고 싶다”고 전했다. 27일 현재 맥스타일에서 장사 중이다.
제일평화시장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관리단은 “이번주는 60~70%까지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맥스타일에 입점한 기존 제일평화 상인들은 대부분 계약 기간이 10월까지다. 9여년 빈 점포가 많았던 맥스타일은 인근 상가보다 3분의 1가격 임대료를 받고 입점시켰다.
업계는 코로나 19여파로 빈 점포가 더 늘어나면서 제일평화시장 관리단이 입점을 서두르고 있다고 내다봤다. 두 도매상가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다. 도매쇼핑몰 간 경쟁에 상인들이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맥스타일에서 여성복을 판매하고 있는 B 대표는 “맥스타일과 임대 계약은 10월까지다. 제일평화에 5월 입주할 예정이지만 이곳 임대료는 돌려받지 못할 것이다. 관리비도 10월까지 내야할 처지다. 집기도 마음대로 빼지 못하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입주 10주년이 되는 10월까지로 계약돼 있다.
제일평화시장은 지난해 9월 불이 난 이후 7개월 만에 리뉴얼 오픈했다. 상인들은 서울시에서 긴급 복구비 200만원과 500만원~2억원 규모로 재난 대출을 지원받았다. 아직 관리단과 상인들 다툼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 상권내 공실률이 많아지면서 관리단은 상인들을 급하게 입주를 시키고 있다.
불법증축건물 사용에 대한 문제와 상인들 피해보상 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많은 문제로 남아있다. 입주가 된 이후 관리단과 피해 상인들 간 피해보상에 대한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일평화시장은 지하 1층에서 지상 7층 건물이다. 4~7층은 2015년에 증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