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플(11) - 무용가 최승희가 살았던 한옥 ‘북촌 한뫼촌’

2020-05-08     김종석 기자
올해 90세 되신 노모가 식사를 끝내고 직원에게 다정히 말을 건넨다.

; 너무 맛있네요. 나물을 어찌 이리 맛있게 무쳤어요?
; 주방장이 오랫동안 음식을 해오신 분이라 그런 것 같아요.(웃음)

직원이 나간 후에 옆에 있던 아내가 엄마 기분을 맞춘다.

; 그래도 내입에는 엄마가 해준 게 더 맛있어.
; 아니다 여기에 비하면 내음식은 비할 바가 못돼.

스님들이 발우공양할 때 사용하는 비슷한 그릇으로 내놓은 한상이 너무 깔끔하다. 나물무침이 싱그럽고 특히 김을 찍어 먹는 간장이 이상하리만큼 맛나다.
식사하면서 중간 중간 떠 먹는 된장찌개는 소화제 같아서 일품이다.
강원도 홍천 출신 월북 무용가 최승희가 중학교때부터 살았다고 하는 아담한 한옥에서 충정도 출신 주인장은 무슨 인연으로 13년 넘게 한곳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을까 괜스레 궁금해진다.

다음에 다시 찾을 때는 넌지시 물어봐야겠다.
벌써 소화가 다 된 듯 기분이 좋아진다.